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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점령한 젊은 무용수들 한자리에

14일 저녁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중극장. 공연이 없는 토요일 밤인데도 무대가 환하게 밝혀졌다.

 

지난 달 있었던 '2007 뉴욕 인터내셔널 발레대회'에서 여자부문 금상을 받은 하은지(23)가 파트너 박귀섭(23.남자부문 동상)과 '백조의 호수' 중 흑조 파드되를 추기 시작했다.

 

요염함으로 가득 찬 흑조와 그녀에게 현혹된 지그프리드 왕자의 2인무가 무대를 가득 메웠다. 뉴욕타임스가 '오랜 사막여행 끝에 마시는 시원한 청량제 같았다'(6월26일)라고 극찬했던 작품이다.

 

이들의 춤이 끝나자 이 대회 여자부문 동상을 수상한 신승원(20)과 이영도(21.특별상), 김나은(23.여자부문 은상), 정영재(23.특별상)의 솔로가 이어졌다.

 

뉴욕 인터내셔널 발레대회를 휩쓴 수상자 6명이 다시 뭉친 이유는 20일 오후 7시 한예종 중극장에서 열리는 '한여름 밤의 영 발레 갈라' 공연을 위해서다. 모두 한예종 재학생과 졸업생인 수상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이 학교 황지우 총장이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대회 수상작들을 한 자리에 모아 '뉴욕의 감동'을 재현한다.

 

6명의 젊은 무용수들은 "수상작을 다시 공연하려니 그 때 생각이 많이 난다"면서 '대회 회고담'을 털어놨다.

 

"모험이었어요. 작품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현장에서 다 같이 연습하고 심사를 받아야 했으니까요.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제발 아는 게 나왔으면'하고 기도했는데 세 작품 모두 한 번도 안해본 작품인 거에요."(신승원)

 

"시상식 때 한국 무용수들 이름이 계속 불리니까 다른 나라 친구들이 '코리안 파워'라고 하더라고요."(김나은)

 

"상을 탄 것도 좋았지만 다른 나라 무용수들을 만나 배운 점이 참 많아요. 자신감도 생겼고 해외 진출에 대한 꿈도 키우게 됐습니다."(이영도)

 

사실 한국 무용수들의 대거 입상은 예상됐던 일이 아니었다.

 

뉴욕에서 대회를 지켜본 김혜식 교수는 "1명이라도 입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쉬운 대회가 아니었다"면서 "너무 상을 많이 받아서 리셉션 때도 좋아하는 티를 못 내고 있었는데 심사진들이 와서 축하 인사를 건네더라"고 말했다.

 

학교 선후배 간이라 서로 격려와 조언을 나눌 수 있었던 것과 공연과 콩쿠르 참가 기회가 많은 한예종 무용원의 특징도 수상의 비결이었다고 참가자들은 전했다.

 

참가자 중 막내인 신승원씨는 "연습할 때 언니, 오빠들이 조언을 많이 해줘서 참 든든했다"라고 말했고 김나은씨는 "크누아무용단(한예종 학생들로 구성된 무용단) 활동을 하면서 해외 무대 경험이 많았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20일 공연은 '백조의 호수' 흑조 파드되(하은지, 박귀섭), '코펠리아' 3막 그랑 파드되(김나은, 정영재) 등 대회 수상작 7편과 '차이코프스키 파드되'(신승원, 이영도), 봉선화 파드되(하은지, 이현준) 등 2편으로 꾸며진다. 전석 초대이며 일반인도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02-746-9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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