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춘향전’이야?”, 라는 말은 거두어 주시길.
‘춘향’이 진화하고 있다. 이번엔 ‘국악 뮤지컬’이다.
21일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 남원시립국악단이 준비하고 있는 국악 뮤지컬 ‘춘향 아씨’ 연습 현장이다.
현대적인 창극 창작에 있어 실력을 인정받아온 남원시립국악단이 지난해 이어 ‘춘향전’을 또 붙들었다.
이난초 명창이 예술감독으로 취임하고, ‘국악의 성지’ 조성 사업과 함께 운봉읍으로 사무실을 이전하고 처음 올리는 공연. ‘춘향 아씨’를 올리는 남원시립에게는 부담이 많았다.
새로운 것에 익숙해진 관객들을 떠올리면 고민은 더욱 커지기 마련. 그러나 단원들은 “남원에 자리잡은 국악단에게 남원을 배경으로 한 ‘춘향전’은 꼭 지켜야 할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럼, 또다른 ‘춘향전’은 무엇이냐.”
연출을 맡은 오진욱씨와 대본을 쓴 최기우씨는 창극계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지만 “오늘 공연은 어제와 달라야 한다”는 생각에 괴로웠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국악 뮤지컬’. 작가 최기우씨가 ‘춘향가’ 바탕소리를 70여곡으로 나눠 좀 더 쉽고 세밀한 문장으로 다시 쓰고, 류장영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이 새롭게 작곡했다. 판소리 방창단과 서양음악 합창단을 섞어 4성그룹으로 나눠 부를 예정. 규격화될 수 밖에 없는 관현악단 연주에 수성반주도 더한다.
지난해 전국문예회관연합회로부터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춘향, 네 개의 꿈’이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개인사였다면, 올해는 농민군을 등장시켜 ‘춘향전’을 남원의 이야기로 확대한다.
작품 규모도 당연히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남원시립의 단원은 39명. 전문 예술인들과, 방학을 맞은 판소리 전공 대학생, 고등학생까지 출연시킨 100여명 규모의 대작이다.
무수한 겹과 결을 지닌 ‘춘향전’이 ‘춘향 아씨’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 ‘춘향 아씨’는 8월 2일부터 4일까지 오후 7시30분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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