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의 고도 에든버러는 매년 8월만 되면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연장으로 변한다.
전세계 2천개가 넘는 공연 단체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의 공연 축제 에든버러 프린지가 61년째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
올해는 축제를 화려하게 수놓은 한국 공연들로 분위기가 한결 들썩이고 있다.
이번 에든버러 프린지에 출품된 한국 공연은 역대 최다인 12편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의 여섯 편에 비해 꼭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양도 양이지만 질적인 면에서도 올해는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현대 연극의 최전선으로 인식되는 신체 연극, 비보이 공연, 국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골고루 선보이며 오로라 노바, 어셈블리, 씨 베뉴스, 플레즌스 등 프린지 4대 극장 중 세 곳에 당당히 입성했다.
에든버러 프린지는 원하는 단체는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얼마나 권위 있는 극장에서 공연하느냐가 작품의 질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의자를 이용한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독특한 연극 '보이첵'은 작품성 높은 실험극을 엄선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오로라 노바에서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은 공연 첫 주 현지 신문 스코츠맨에서 별 다섯 개, 헤럴드지에서 별 네 개의 평점을 받는 호평 속에 매회 관객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내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한국 공연 사상 처음으로 일간 헤럴드의 평론가들이 주는 헤럴드 엔젤상을 타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프린지 최대 히트작이었던 무술극 '점프'를 선보였던 예감과 식스센스가 공동으로 만든 비보이극 '브레이크 아웃'은 실내 극장 가운데 최대 규모인 어셈블리에서 한 차례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 최정상급 비보이팀 라스트포원은 이번 에든버러 축제에 불어닥친 비보이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그리스 영웅 오디세이의 모험을 현대적으로 구성한 '스핀 오디세이'로 시 베뉴스(C Venues) 객석을 연일 꽉꽉 채우고 있는 것.
또한 비보이팀 익스트림 크루가 출연하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비보이 공연답지 않게 탄탄한 이야기 구조가 돋보인다는 평가 속에 일간 스코츠먼에서 별 다섯 개의 평점을 받았다.
이밖에 젊은 국악인들로 구성된 들소리는 야외 공연장 올드 컬리지 쿼드에서 신명과 열정이 넘치는 풍물 연주 '비나리'로 뻣뻣하기로 소문난 영국 관객과 관광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들소리는 웅장한 북소리로 프린지 개막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맡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얀연극실험실의 연극 '사물의 목소리' 역시 두루마리 휴지를 이용한 독특한 신체극으로 평단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올해부터 프린지에 참가한 한국 공연단체에 대한 조직적인 지원이 시작돼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에든버러 프린지가 한국 공연 해외 진출의 전초 기지가 된다는 인식하에 에든버러 중심가 하이 스트리트 부근에 해외 교류 전문가들이 상주하는 현지 지원 센터를 개소해 운영 중이다.
지원 센터는 현지 기자회견과 프로모션 행사를 열고, 축제 참여 단체에 컨설팅을 해주는 등 국내 공연 단체의 해외 진출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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