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꽃은 어린 동자승의 '가련한 죽음'을 담고 있다. 옛날 강원도 설악산 한 작은 암자에 노승이 부모 없는 아이를 데려다 기르고 있었다. 어느 해 동짓날 노승은 겨울채비를 위해 산을 내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폭설이 내려 길이 막혔다. 며칠 뒤 눈이 그치자 서둘러 절에 돌아와 보니 동자는 노승을 기다리며 툇마루에 앉은 채 얼어죽어 있었다. 스님은 동자를 양지녘에 묻어 주었다. 이듬해 여름 그 무덤가에는 동자승의 얼굴처럼 동그랗고 빨간 꽃 한 송이가 피어났다.
며느리밥풀꽃은 가난한 시절 며느리의 한을 담고 있다. 고약하게 시집살이를 하던 며느리가 밥을 짓다가 뜸이 들었는지 보려고 주걱에 붙은 밥풀 몇 알을 물었다. 이것을 본 시어미가 집안 음식을 다 축낸다고 며느리를 마구 때려 죽게 하였다. 이듬해부터 햅쌀이 날 즈음 빨간 입술에 밥풀을 문 모습의 꽃이 산속에 피어났다. "음식이 아니라 밥풀뿐이어요 .."라고 말하는 이 꽃은 세상을 한탄스러워하며 수줍음을 잘 타서 산속에서만 핀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설화는 이른 봄에 피는 금낭화('며느리취'라라고도 함)에 얽힌 설화와 내용이 거의 같다.
며느리밑씻개는 가는 줄기와 연약한 잎으로 바위 틈새나 습지 잡초 사이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어려운 삶 속의 모진 며느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줄기와 잎에 성가시게 가시가 난 그 풀은 '그 시어머니'의 심성이 너무나 모질게 느껴지기에 웃을 수만은 없는 상념에 선뜻 잠기게 한다.
이질풀꽃은 이질과 설사에 특효약으로 쓰이는 약재이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밖에 도라지잔대는 꽃이 도라지꽃을 닮은 잔대를 말하고, 범꼬리, 여우팥, 노루오줌, 짚신나물꽃 등도 각각 그것이 닮은 사물의 모습을 빗대어 붙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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