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태릉성당 내 납골당 설치 문제를 둘러싸고 천주교와 지역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구(서울 노원갑) 출신 국회의원인 정봉주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이 의정보고서를 통해 정진석 추기경이 말했다고 밝힌 '주민 의식수준 비하' 발언에 대해 뒤늦게 진위 논란이 일고있다.
정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의정보고서 '봉주루 노원' 제11호에서 지난달 17일 이뤄진 정 추기경과의 면담 내용을 기사 형식으로 소개했다.
이 의정보고서에서 정 의원은 "추기경이 '공릉동 주민의 수준이 낮아 그런 것(납골당에 반대하는 것)' 이라며, '국회의원이면 나라의 지도자인데 수준 낮은 주민을 계몽할 생각을 해야할 것 아니냐'고 역정을 내며 나를 훈계하더라"고 적었다.
정 의원은 또 "일부 사제들마저 태릉성당의 구태와 불법, 폭력적 납골당 설치에 반대하고 나섰음에도 공릉동 주민의 납골당 설치 반대를 '주민의 수준' 운운하면서 불법을 용인하고 있는 추기경의 모습은 쓸쓸했다"고 덧붙여놓았다.
서울대교구측은 정 의원의 의정보고서 내용에 대해 지난 8일 "수준이 낮다는 이야기는 정 의원이 먼저 한 것으로 면담 내용이 악의적으로 왜곡됐다"는 내용의 반박문과 함께 면담내용의 녹취록 일부도 정 의원 홈페이지 게시판에 게재하고 의정보고서의 즉각적인 수정을 요구했다.
정 추기경의 발언과 관련된 의정보고서는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재된 상태다.
정 의원은 이와관련, 1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추기경은 직접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의식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밝히고 "추기경이 한 말을 팩트 그대로 기억하지 못해 (내가 받은 느낌에 의해) 해석해 쓴 것으로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면담 과정에서 추기경은 '혐오시설이 아닌데 왜 혐오시설이라고 보느냐', '납골당이 생기면 땅값이 떨어지니까, 아, 얘기해보세요'라면서 다그치듯이 말했고 나는 '추기경님이 납골당이 그렇게 옳다고 한다면 저는 지역주민들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면서 "추기경 발언의 전체적 뉘앙스에서 주민의식 수준이 낮다고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비공개로 나눈 대화를 의정보고서에 쓴 것에 대해 도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 천주교측에 이미 사과의 뜻을 전했다"면서도 "그 문제가 더이상 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당시 면담에서 추기경과 정 의원은 우리 사회의 장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국민의식이 전환돼야한다는 취지에 서로 공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 의원이 이미 의정보고서의 내용과 관련해 천주교측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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