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4일 폐막했다.
‘성찰’을 주제로 내세운 올해, 탄탄한 기획과 대중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로 서예의 폭 넓히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10년의 역사를 쌓아오는 동안 전용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전문인력 부족에 따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해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0월 6일 개막,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금산사에서 열린 서예비엔날레에는 약 18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 총감독은 “그간의 행사가 서예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이루기 위한 탐색의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잠시 지난 행사를 뒤돌아보며 새로운 도약의 길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총 22개국 2100여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한 올해, 한자와 한글, 문인화, 전각, 서각, 사경 등 서예의 모든 장르가 종합적으로 망라돼 10년 결산의 의미를 더했다. 처음 개최된 ‘한·중·일 어린이 서예전’은 서예교육의 활성화와 서예인 발굴에 대한 실천적 대안이었다는 평가다. 금산사에서 열린 ‘사경전’은 템플 스테이와 함께 진행돼 한국 사찰문화를 체험하고 지역 관광산업과 연계시킬 수 있는 행사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10년 동안 서예비엔날레에 출품한 작가들을 다시 초대한 ‘10년의 도약을 위한 100년의 성찰전’과 40세 미만 청년서예가들을 초대한 ‘한국청년서예전’은 작품 규격(90cm*90cm)을 제한하고 판넬형식 표구방법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규격 제한이 작가들에게는 서예에 대한 접근 방식을 새롭게 하는 시도였을 지 몰라도 일반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행사를 치르면서 서예비엔날레 전용관 확보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소리전당과 예술회관, 금산사 등 전시공간이 지나치게 멀고, 메인전시장이었던 소리전당 경우 동선이 복잡해 전시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올해 참여작가들의 기증작 200여점을 포함, 소장품이 800여점에 이르면서 서예비엔날레만의 독립된 공간의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문인력 부족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현재 서예비엔날레에 상근하는 큐레이터는 없는 상황. 장기적인 안목에서라도 상근 큐레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감독은 “전시와 관련된 전문인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당장 사업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무작정 인건비 비중을 높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서예비엔날레 예산은 7억5000만원이다.
올해 역시 한 달여의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야외에 설치된 ‘깃발서예전’은 훼손을 이유로 닷새 정도 일찍 거둬 아쉬움을 남겼으며, ‘전북서예가초대전’ 1부 전시 작가가 2부 전시를 찾아 자신의 작품이 없다며 소란을 피운 해프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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