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릿빠릿한 구석이 없는 내게 작명가는 ‘민실(敏實)’이라 이름 지었으니 이제야 이름값을 하는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 민첩하게 열매를 매달았으니 말이다. 그것도 너무도 탐스러워 나에겐 더없이 큰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열매를 매달았으니 이 버거운 알맹이를 어떻게 야물게 채워나갈지 걱정부터 앞선다. 그리고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스친다.
숯을 만드는 과정 중에 가마 안에 나무를 차곡차곡 쌓을 때 흙에서 자랄 때와 달리 나무의 우듬지 쪽을 밑으로 하여 세운다고 한다. 나무가 땅에서 수액을 끌어올린 그 길을 거꾸로 물구나무를 세워야 수액을 제대로 빼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의 수액 같은 내 유년의 기억을 차근차근 더듬으며 수필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 수액이 다 빠지고 나면 숯이 되어 다른 사물에도 남다른 인식으로 활활 타오를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의 불씨를 품고서. 그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신 유병근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 부족한 글을 선택해 주신 심사위원님과 전북일보사에 마음깊이 감사를 드린다.
약력
1967년 충남 부여 출생
2007년 수필과비평 신인상 등단
띠풀 동인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