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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너무 쉽게 생각해선 안 돼

신춘문예 동화 공모에 70여 편이 넘는 많은 작품이 응모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 그동안 전북일보가 동화 공모를 중단해 섭섭했는데, 이번에 다시 부활하고 보니 그간 분출구를 찾지 못한 예비 동화 작가들이 한꺼번에 모여 든 것 같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계단과 엘리베이터’(노은희), ‘안녕, 오빠!’(박시영), ‘약속’(서성자), ‘까망길’(김순아), ‘아기수달 초록 바람’(장은영), ‘안녕,차이’(최선영) 등 6편이다. 그러나 한 눈에 들어올 만큼 참신하고 착상이 돋보인 작품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동화를 너무 쉽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서운하다.

 

응모한 작품들은 내용과 전개 방식이 서로 비슷하고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계단과 엘리베이터’, ‘안녕, 오빠!’는 상황설정에 무리가 있고 비약이 너무 크다. ‘약속’(남북문제)은 할머니 아픔을 보다 디테일하게 형상화하지 못했다. ‘까망길’과 ‘아기수달 초록 바람’은 이야기의 당위성과 주제가 선명하지 않았다. ‘안녕, 차이’(게이 문제)는 소재 면에서 참신성을 주었지만 차이의 심적인 갈등을 피상적으로만 그려 아쉬움을 주었다.

 

당선작을 내는 게 무리라는 의견이었지만 ‘동화’의 활성화를 위해 길을 내주자는 뜻에서 서성자의 ‘약속’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이 작품은 내용이 상투적이지만, 근래 부각되고 있는 현실상황을 소재로 삼아 문장이 그런대로 유려하고 상황설정에 무리가 없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었다.

 

동화는 아이의 시점에서 쓰는 것이지만 소설과 같이 서사성을 기본으로 하는 장르다. 이야기에는 사건과 갈등이 있고 형상화에 있어 개연성이 필연적이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 오늘의 도전을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도 동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진 발랄하고 참신한 신인들이 많이 응모해 주길 기대한다.

 

 

김자연(아동문학가) 서재균(아동문학가)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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