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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무용협회 전북지회장 김숙씨

"춤은 인생의 목적이자 운명이죠" 전통 춤사위 보존·계승 '외길'

김숙 무용협회 전북지회장에게 나이(59세)는 숫자에 불과하다.

 

김숙 지회장 이름 옆에는 한량춤의 보유자이자 남편인 금파 김조균(1998년 작고)과 그 맥을 잇고 있는 아들 김무철이 있다.

 

김숙 회장은 금파의 바톤을 이어받아 1961년 창단 이래 춤 예술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금파무용단의 예술총감독으로서, 금파춤보존회 이사장으로서 춤 예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도 그는 매일 오전 금파가 창작한 부채를 들고 여성이 추는 홀춤인 죽향 작품을 1시간 정도 연습하는가 하면, 시간나는대로 개인연습을 아끼지 않는다.

 

그동안 금파무용단은 수많은 무용가를 배출하는 한편 전주의 춤사위를 보존하거나 발굴·계승했으며 한국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범세계적인 작품을 창작해 현재까지 90여 차례의 공연을 가졌다.

 

김숙 회장은 춤과의 첫 만남부터 인생의 목적과 소임이 정해진, 일종의 운명으로 여긴다.

 

전주중앙여중 시절 무용 강사로 부임한 금파의 권유로 춤을 시작했고,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아서 무대중앙에 서게 되고, 금파 상대역으로 듀엣을 이뤘던 그 인연으로 10살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까지 하게 됐다. "인간적인 자신의 진실한 모습과 정직이 배어나지 않는 춤은 춤이 아닌 위선이며 거짓"이라며 진실함, 기다릴 줄 아는 여유, 마음을 비울 줄 아는 힘을 잔재주(춤 솜씨)보다 더욱 중요하게 여겼던 금파를 존경하게 됐다. 그는 춤을 추는 사람은 건강이 가장 큰 재산이라며, 혹독한 연습이 끝나면 손수 음식을 만들어 제자들과 나눠먹고 정담을 나누던 금파의 소박한 사랑을 떠올리며 자신도 흉내를 내고 있지만 잘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춤을 '생명'으로 여기는 그도 한때 춤을 포기하려 했던 적이 있었다. 70년 대한민국 무용제에 출전했던 때 금파선생이 아니었으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부부가 집을 팔아 비용을 충당하면서까지 최선을 다해 우리춤 무용극인 '겨울햇빛' 작품으로 출전했지만 입상하지 못하자 춤췄던 사진을 가위로 잘라버렸을 정도로 충격이 컸었다.

 

결혼 후 세 아들과 딸도 합세해서 남편인 가족이 춤을 위한 긴 여정에 나섰으나, 이제는 춤이 남편을 그리워하며,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됐고 2006년 먼저 떠난 둘째 아들과도 연결되는 위로가 됐다.

 

지난 1월 무용협회 도지회장에 재선된 그는 '엄마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춤을 통한 헌신, 봉사, 순수, 포근함, 용서, 절제 그리고 가족애 등의 긍정적 여성성의 확대와 따뜻한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할 수 있을 찾아 하고자 한다.

 

그는 몸을 통해 미의 실현을 구현하는 것이 춤이 추구하는 궁극의 목적이라고 본다. 그러기에 그 아름다움이 비상식적이고 몰가치적인 사고의 왜곡으로 완성된다면 그건 좋은 춤이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두 여동생도 무용을 전공하고 있는 춤 가족이다.

 

허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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