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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여백美' 동·서양이 만나다

사진으로 한국화 그리는 유기종씨 개인전…10일부터 내달 18일까지 '갤러리 공유'서

허공은 화선지가 되고, 높이 던진 광목천은 먹과 붓이 된다. 사진으로 한국화를 그려내는 작가.

 

군산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지만, 20여년 전부터 사진을 찍으며 이미 두 번의 개인전을 사진으로 펼쳐낸 유기종씨(40)는 "사진작가든 한국화가든, 불려지는 명칭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10일부터 5월 18일까지 갤러리 공유에서 열리는 그의 세번째 개인전 '존재의 무게' 역시 사진전이었다.

 

"예전에 화선지에 선을 긋는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재료만 사진으로 달리했지, 하는 작업은 한국화입니다. 동양과 서양의 이미지가 합쳐진 것이죠."

 

딸의 기저귀를 하늘로 던져 촬영하고, 거기서 나온 이미지를 재구성했다. 흐린 하늘을 가르는 광목천은 스스로 붓이 되어 마치 노 서예가의 획처럼 낭비없이 하나의 형상을 그리고 여백을 살려낸다. 컴퓨터상에서 이뤄지는 재구성 과정은 일종의 디지털 콜라주 작업. 던지고 찍는 작업을 혼자서 수없이 반복하며 그는 "내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천을 던지는 힘의 강약이 조절되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자연과 인간에 대한 탐구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천을 허공에도 던져보고 숲에서도 던져봤지만, 결국은 이미지가 아니라 그것에 깃들어져 있는 기운이라는 답을 얻었습니다."

 

새만금방조제 건설공사로 염생식물들은 사라지고 육지식물들이 살아나는 포구에 딸의 장난감의 이미지를 겹치며 존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다는 유씨. 흑백도 아니며 천역색도 아닌, 무채색에 가까운 그의 풍경들은 석고를 칠해 거친 느낌을 지닌 캔버스와 특유의 질감이 살아있는 한지에 출력돼 익숙하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은유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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