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눈길은 왜 이 작품에 머무는가.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진 초상을 지나니 식량이 무기가 되어버린 세상이다. 절망적인 현실. 그러나 좌절할 수는 없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우리 민족의 과거와 미래를 묻는 전시를 초대했다.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와 공동주최하는 '2008 ASIA-그리고 쌀', 광주5·18기념재단과 공동주최하는 '오월의 사진첩'. 속 시끄러운 세상 우리는 이 한 장의 그림에서, 사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힘을 얻는다.
전시는 18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장. 개막식은 5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민족 생존에 대한 물음, '2008 ASIA-그리고 쌀'- 식량이 무기가 돼버린 세상에 대한 경고
민중미술가 임옥상은 화면 가득 쌀을 붙여놓았다. 목판화가 지용출은 어린 모로 '쌀로 산다'는 글씨를 썼다.
박진희는 투명한 유리컵에 모를 심어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며, 김정인은 쥐를 그린 수많은 화면에 영정처럼 검은 띠를 두르고 사발 가득 쌀을 담아놓았다. 굵게 패인 농부의 주름에는 탁한 땀방울만이 고되게 매달려 있다.
전북민예총 미술분과가 주관한 '2008 ASIA-그리고 쌀'은 아시아에 있어 '쌀'의 의미를 다시 묻는 전시다.
참여작가는 강요배 강태봉 고형숙 김기원 김두성 김성민 김성석 김윤숙 김정인 김준권 김태헌 나운채 나종희 박정용 박준서 박진희 박현호 설종보 소영권 소정윤 손순옥 송은경 신가림 신석호 심홍재 양성모 윤철규 이근수 이오연 이종구 이주리 이준규 이준석 임승한 임옥상 장시형 전정권 정정엽 정하영 조병철 조헌 지용출 진창윤 한숙씨. 일본의 가토 겐, 고다마 마사토, 말레이시아의 탕 쥬이첸 등 아시아 작가들도 초대됐다.
소재는 '쌀'이지만 거대자본과 세계화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깔려있는 전시. 전시를 기획한 진창윤씨는 "쌀의 위기는 후손의 미래까지 저당 잡힌 25억 아시아의 생명과 평화의 문제"라며 "이미 아시아 국가의 민족 생존권을 넘어서고 있는 '쌀'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드러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 얼룩진 역사, '오월의 사진첩'- 벽장속에 묻어뒀던 '그날의 기억'을 꺼내다
1980년 5월 18일. 운전기사, 고등학생, 야학교사, 사진기자 등 서로 다른 생을 살았던 사람들이 5·18이란 역사적 공간 속에 만나 운명적 삶을 함께 하게 됐다.
광주 5·18기념재단과 공동주최한 '오월의 사진첩'은 '기념사진으로 보는 18인의 삶과 기억의 공간'이란 부제가 붙었다.
5·18 사건 그 자체보다는 5·18을 겪은 인물들의 개인적 삶을 보여주는 자리. 5·18 희생자 10명과 5·18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은 생존자 8명의 기념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5·18기념재단이 국립5·18묘지에 안장된 희생자들을 대상으로 만든 동영상을 상영하며, 5·18 공간의 신문자료(1980년 5월 17일∼27일) 등 당시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각종 자료들을 함께 전시했다.
사진아카이브연구소 이경민씨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5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1차로 전시됐으며, 전주전을 거쳐 8월 부산민주공원전시관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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