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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사람] 익산국화축제서 금상 받은 이현수·권주희 학생

2만여개 삽목 작업 힘들었지만 예쁘게 키우니 뿌듯

전주 생명과학고등학교 국화 비닐하우스에서 만난 원예과 이현수(왼쪽)·권주희 학생. ([email protected])

"국화를 가꾼지 8개월째 밖에 안됐는데 길에 핀 국화만 보여요."

 

전주 생명과학고등학교 원예과 이현수군(19·전주 태평동) 권주희양(17·완주군 용진면).

 

이들은 학교에서 국화와 채소, 과수 등 원예를 키우고 학비를 면제받는 전문영농학생이다.

 

240평 정도 국화 비닐하우스에서 국화를 재배하고 가꿔낸 주역들.

 

본래 국화 가꾸기엔 다섯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국화 가지를 잘라내 심어서 국화를 파종하는 '악명높은' 삽목 작업 때문에 나머지 아이들은 그만두고 현수군와 주희양만 남게 됐다. 응애와 진딧물 피해를 입은 국화 때문에 처음엔 놀라기도 했지만 주사님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화분 옮겨심기, 흙섞기, 곁순따기 등 배워야 할 작업이 많지만, 삽목이 제일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하루종일 삽목을 2만개 정도 하면 허리가 끊어 질거 같았어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4시까지 7월 초까지 이어진 삽목 때문에 집에 도착하면 초죽음이 됐죠. 친구들이 만나자고 보채는데, 그럴 엄두도 못네요."

 

한번은 산더미처럼 쌓인 삽목작업 때문에 말 한마디도 없이 일만 한 적도 있었다. 웃지 못할 에피소드 였다고. 주희양은 국화를 다듬다가 비닐하우스 근처에 난 쑥을 캐는 소소한 즐거움도 있다고 귀뜸했다.

 

길을 가다가 꽃집에 진열된 국화들이 시들시들 한 걸 보면 '물만 줘도 잘 자랄 텐데'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국화에 대한 애정이 생겨 속상하다는 것. 정성 들여 키운 국화이기에 선물하고도 싶지만, 애도의 뜻을 담는 꽃으로 상징돼 아쉽다고도 했다.

 

국화의 종류만 해도 현애·분재 국화, 쿠션멈 등 수백가지의 종류가 있다. 소나무 같이 생긴 분재국화 하나를 꺼내며 소개하는 이들의 눈에선 자신감이 엿보인다. 이들이 키운 국화는 경찰청 도청 교육청 시청 등 각종 관공서에 쉴새없이 문의 전화가 올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들은 학교 축제인 '이삭제'에서 국화를 전시하기도 하고 최근 고창에서 열린 제18회 국무총리배 전국국화경진대회에도 출전해서 특상, 2008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 출품해 금상을 받는 성과를 냈다.

 

이들은 "국화는 섬세한 작업으로 키워야 하기 때문에 일일히 사람 손이 닿아야 한다"며 "키울때는 힘들지만 꽃이 피면 예뻐서 뿌듯하다"며 활짝 웃었다.

 

윤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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