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진원지가 세상의 중심이다. 새로운 희망을 꿈꿀 때 세상은 변화된다.
25일 전주시평생학습센터에서 열린 전북일보와 전북환경운동연합이 공동주최한 여덟번째'2008 초록시민강좌'는 더 나은 한국 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세상의 중심이 됐다. '꿈꾸지 않는 자는 청년이 아니다' 주제로 나선 허아람 '인디고서원'대표(38)의 '쪽빛' 강의 덕분이다. '인디고'는 인도어로 쪽빛을 뜻하는 말. 80년대 이후 태어난 아이들을 가리키는 단어로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생각을 하는 세대라는 뜻이 담겼다.
"청소년 대상 인문교양 서점을 열게 된 것은 90년 9일간 대학 서점가를 돌아다니면서 받았던 충격 때문이었습니다. 10평 남짓한 소르본 대학 서점에서 책을 사려는데, 주인이 잠시 조용히 하라는 포즈를 취하더군요. 순간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내 시간, 내 공간을 방해하지 말아달라'는 주인의 요구였지만, 그는 작은 공간에서 생겨나는 문화권력에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값비싼 공항료를 들이며 그곳까지 달려가 그들의 문화를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우리 동네 사람들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책을 읽고 소통의 장을 만들어보자는 '오기'가 생긴 것.
"저희 서점엔 계산대도, 베스트셀러도 없습니다. 철학·문학·예술 등 6개 분야의 인문 교양책들만 있죠. 대신 한 달에 한 번 꼴로 작가 초청 독서토론회 '주제와 변주'를 합니다. EBS '지식채널 e'를 보며 청소년들과 토론하는 모임인 '정세정체'도 있습니다. 책방에서 청소년들이 토론하고 사유하며 꿈을 꾸는 것이죠."
올해 8월에 개최됐던'유스 북 페어'는 그가 일군 가장 값진 성과. 그는 인디고 청소년들과 책을, 신문을, 인터넷을 뒤져 석학, 사회운동가, 예술인을 발굴했다. 상업적 성향의 북페어를 거부하고, 전 세계와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는 프로젝트였다. 1700여명의 '젊은 이상가들'은 그곳에서 가슴을 뛰게 하는 '꿈'을 읽었고, 창조적 실천가로 살아가는 이들로부터 '희망'을 배웠다.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서 만난 마크 호너 물리학 교수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교과서가 없어 자신의 강연 내용을 모두 적는 아이를 보고, 그는 세계 과학 교수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교과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은 교육을 대표하는 인물로 선정되기엔 무리가 있다며 너무나 아름답게 겸손을 표현하더군요."
그는 인디고 청년들과 어렵게 세계 6대륙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며 세계를 움직이는 창조적 실천가 45인을 인터뷰해 「꿈을 살다」 (궁리)를 출간했다.
"보통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라,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매순간 저의 전부를 걸었습니다. 변화는 100%를 걸었을 때 일어나더군요."
그는 내년 2월엔 미국 대통령 오바마 캠프를 방문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초대된 적은 없지만, 선거 캠프에서 그를 지지한 학생들을 만나고 싶어서다. 신념과 사회적 신뢰를 말할 줄 아는 그의 리더십에 감동했고, 한국에도 그런 지도자가 등장하기를 간절하게 원하기 때문이다.
지칠줄 모르며 또박또박 자신의 꿈을 향해 걸어가는 그의 발걸음은 다부지다. 자유로운 공동체를 꿈꾸는 인디고 청소년들과의 연대엔 생의 진실함, 교육의 본질적인 것을 찾아가는 진실과 용기, 정의와 순수가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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