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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역사의 사형수' 레닌의 부활

'레닌과 미래의 혁명' 출간

불과 17년 전 레닌은 '과거의 유령'으로 여겨졌다. 동구권이 서구에 편입돼 가는 과정에서 레닌 동상은 무너졌고, 그의 전집은 도서관에서 수거돼 폐기됐다.

 

당시 "실패한 정치인", "피고 레닌에게 사형을"이라는 말이 회자되기 도 했다. 볼프강 벡터 감독의 영화 제목처럼 '굿바이 레닌' 현상이 옛 공산권을 강타하면서 그는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는 듯 했다.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 등이 저자로 참여한 '레닌과 미래의 혁명'(그린비 펴냄)은 녹고 있는 북극의 얼음, 호흡하기 힘든 중국 도시의 공기, 치솟는 자살율과 바닥을 치는 출산율 속에서 이제 레닌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주장하는 책이다.

 

박노자 교수는 왜 레닌인지에 대해 "레닌의 생각이 다 옳아서도 아니고, 레닌이 사용한 자본주의 전복 방법이 다 옳고 좋아서도 아니다. 단지 자본주의를 초월하는 본격적인 '변화'의 가능성들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고, 이 고민에서 레닌이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이진경 서울 산업대 교수도 레닌을 조명하는 것은 "레닌의 실패를 통해 새로운 출구를 찾자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레닌을 그대로 복원하자는 건 아니다. "현재의 정세적 조건 속에서, 그가 사유했지만 명시적으로 말하지 못했던 것에 현재적 언어를 부여하자"고 이 교수는 주장한다.

 

책에는 레닌의 제헌권력을 조망한 조정환 다중네트워크센터 대표의 글을 비롯해, 루이 알튀세의 고전 '레닌과 철학', 올 5월 출간된 '지젝이 만난 레닌'을 분석한 박정수 '수유+너머' 연구원의 글 등이 실렸다.

 

이밖에 지난 7월 정동에서 열렸던 '촛불시대에 다시 생각하는 레닌과 러시아혁명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의 토론 내용도 포함돼 있다.

 

360쪽. 1만8천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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