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을 전주의 전통 한지로 재현하기 위한 발전방향이 논의됐다.
3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조선왕조실록 복본화사업 실무회의'에서 복본화사업 자문위원회와 실무위원회, 그리고 이번 사업을 주관한 한국고전문화연구원 담당자들은 복본화사업을 위해 전주 전통 한지의 기술 표준을 점검하고, 산업화 방향을 모색했다.
충북대 최태호 교수는 세종실록 생지본을 분석해보니 두께 0.102mm, 무게 61.3g/㎥ , 밀도 0.605g 를 유지하고, 전통 한지 제작 기법인 '외발뜨기(흘려뜨기)' 로 만들어졌다며 본복화용 한지의 모델을 제시했다.
이에대해 홍성덕 실무위원(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은 "최교수의 한지 기술 표준을 받아들여 만들기엔 특히 밀도를 맞추기가 어려워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며 "전통 한지 제작 방식인 '외발뜨기'를 하는 장인들이 많지 않은 것도 넘어야 할 산”이라고 말했다.'외발뜨기'로 제작하면 '쌍발뜨기(가둬뜨기)'에 비해 닥섬유의 조직력이 강화돼 종이가 질겨진다는 게 장점이지만, 이 방식을 고수해온 장인이 많지 않은 데다 표준화시키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다.
복본화사업을 위한 홍보와 마케팅 강화, 그리고 산업화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내옥 자문위원(국립중앙박물관 유물부장)은 "복본화사업의 기록물인 백서를 만드는 일도 의미있지만, 한지 제작 전 과정을 영상물에 담아 지역 방송과 협약을 맺어 홍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며 "중앙 언론사와도 협약을 맺어 지속적으로 홍보해 시민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 화지가 살아난 것은 종이의 질을 높여 고가 정책을 유지한 덕분"이라며 "한지 가격이 비싸지더라도 고급화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권희 자문위원회 부위원장(경북대 교수)은 "조선왕조실록 전주 사고본 이미지 상태를 조사한 결과 빠지거나 훼손된 부분은 있지만, 이를 보완해 복본화하면 세계적인 기록 문화유산이 될 것”이라며 "당시 고급 종이로 여겨졌던 조선왕조실록의 전통 한지를 표준화해 산업화하면 커다란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성덕 실무위원은 "전주 전통 한지가 시장에 널리 유통되려면, 전주시가 품질인증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생산 전반을 총괄하는 게 필요하다”며 "전통 한지의 표준화된 규격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고전문화연구원은 복본화용 한지 생산자와 제작 업체의 선정을 2월 중에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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