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문명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내세우며 출범한 한국문명교류연구소가 28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문명, 그 이해와 담론'을 주제로 첫 심포지엄을 연다.
이번 심포지엄은 오리엔탈리즘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획일화된 문명 담론에서 벗어나 문명 교류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장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박상진 부산외대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 '보편적 가치와 문명의 새로운 형식'을 통해 문명을 '진보'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은 "서구의 일방주의와 자기 중심주의에 기초한 근대적 소산"이라고 주장한다.
"생명체가 박테리아처럼 단순한 형태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로 '진화'한 것은 맞지만 이를 '진보'라고 말할 수 없듯이, 문명도 진화할 수는 있으나 (서구 문명론자들이 주장하듯) 어떤 문명이 더 앞선 것, 더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또 세계화와 관련, 경제적 입장이 아닌 문명적 입장에서의 세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경제를 중시하는 세계화가 "획일화의 위험"이 있다면 문명적 세계화는 "다원화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문명적 세계화를 통해 각 국가가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전 지구적인 연대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지구적 다원화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문명의 형식"이라고 덧붙인다.
전홍석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연구원은 '주겸지의 문화철학에 관한 연구'를 통해 "문화를 생명을 가진 유기체로 파악해 그 자체가 창조할 수도 진화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중국의 근대 역사학자 주겸지(朱謙之)의 문화사상을 조명하고,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은 '문명담론사 시론'에서 근대 이후 생성된 문명진화론, 문명이동론, 문명충돌론 등 문명 담론의 역사를 개괄한다.
이밖에 이종환 재외동포신문 편집인, 이상기 한국외대 강사, 소설가 엄광용 씨 등 3명이 토론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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