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이 어디에 있는 줄 몰라서 줍지 못하는 게 아니고 행복이 어디에 있는 줄 몰라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죠. 주위에 널려 있는 게 보석이며 발아래 준비돼 있는 게 행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보물섬을 꿈꾸며 삽니다. 부질없는 짓이죠. 있지도 않은 보물섬을 찾아 헤맬 게 아니라 이제는 책 속의 말씀들을 읽고 그 말씀들을 실천함으로써 스스로 보물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책 속에서 열심히 보석 줍기와 행복 느끼기를 해야 한다"는 김병기 전북대 교수(55). 평소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고전 문학 작품을 많이 접하면서 그 과정에서 정말 외워두고 싶은 한 구절을 만날 때가 더러 있었다. 그 때마다 보석을 줍듯 따로 모아두었고, 흥이 일 때면 붓을 들어 서예 작품으로 써보기도 했다. 2001년부터 꼬박 3년 간은 전북일보에 옛 사람들이 남긴 한문 문구들을 칼럼 형식으로 연재해 왔다.
"3년을 연재하다 보니 그동안 쓴 글이 572회에 달하게 됐습니다. 200회 분을 책으로 묶어 2002년 「拾珠-구슬줍기」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전체를 수정하고 보완해 4권의 책으로 출간하게 됐습니다."
어문학사에서 '김병기 교수의 한문 속 지혜 찾기' 시리즈로 나온 4권의 책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와 「찾는 이 없다고 피어나는 향기를 거두랴」, 「나 말고 누가 나를 괴롭히겠는가」, 「눈물 어린 눈으로 꽃에게 물어도」. 책 속에 실린 내용들 중 자신의 생각과 가장 일치하는 구절을 제목으로 삼았다. 중간중간 중국 고사나 관련된 이야기를 '덧붙이는 글'로도 남겨두었다.
네번째 책 「눈물 어린 눈으로 꽃에게 물어도」는 '사랑'에 관한 것들만 모은 것. 구절을 전부 시형식으로 풀어 쓰고 수필 형식으로 설명을 더해 읽는 재미가 더 있다.
김교수는 "전북일보에 연재를 하며 독자들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익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에게 매일 신문에 실린 구절들을 들려준다고 했으며, 미국 조지워싱턴대 동방어문학부 학과장은 한문과 한글을 함께 가르칠 수 있는 교재로 사용하고 싶다며 연락을 취해오기도 했다. 이번 시리즈 발간은 어떻게 보면 독자들이 재촉해서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
"토를 달아서 원문을 써주고, 가장 쉬운 요즘말로 뜻풀이를 했습니다. 신문에 연재한 글인 만큼 짜릿한 맛이 나도록 칼럼 형식으로 쓴 것들이 많죠. 하지만 글을 썼던 당시 시대적 상황이 많이 묻어나는 글들은 책으로 오래 갈 수 있도록 내용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붓글씨로 쓴 책 제목도 전부 김교수가 쓴 것. 한글 서예는 많이 해왔지만, 책 제목을 쓴 서체는 이번에 새로 창작한 것이다. 김교수는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글을 쓰다 보니 '김병기체'도 새로 주웠다"며 "이 책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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