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직전 청와대의 의뢰로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렸던 수묵화가 김호석(52)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가 26일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 제작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청와대의 의뢰를 받아 2007년 청와대에서 직접 노 전 대통령을 만나 그림을 그렸고 2008년 퇴임 직전 그림을 전달했던 김 교수는 "이전 정권에서도 초상화 제작의뢰를 받았지만, 사진만 주고 그리라고 해 거절했었다"라며 "노 전 대통령과는 직접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도 함께 하며 그림 그리는 대상과 교감을나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그림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졌다고 회고했다.
"기존 청와대 세종홀에 걸려 있는 대통령 초상화들이 모두 유화인 점을 고려해내용이 바뀌면 형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유화는 액자에 걸 수 있지만,동양화는 (그림 윗 부분에) 공간이 설정되어야 해 액자에 걸기는 부적합하거든요.그랬더니 일단 그려보고 도저히 기존 형식과 맞지 않는다면 기념관으로 옮겨서라도개인적으로 소장하겠다고 하더군요"그러나 김 교수의 그림은 기존 초상화들과 크기가 달라 청와대에는 걸리지 못한채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 보관돼 있으며 함께 그렸던 초상화 한 점은 김 교수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다.
그는 최종 그림 선택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사람됨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크기가 똑같은 그림을 두 점 그리고 선택하라고 했죠. 하나는 사실적으로, 하나는 이상화된 그림이었죠. 그런데 깜짝 놀라는 거예요. 왼쪽 눈썹에 권양숙 여사와본인만이 알고 있고 형제간에도 모르는 흉터가 있는데 그것까지 어떻게 잡았느냐고…. 그러더니 사실적인 그림을 선택하더라고요. 대개 둘 중 선택하라고 하면 이상적으로 그려진 그림을 선택하기 마련이라 당연히 이상적인 그림을 택할 줄 알았는데의외였어요. 자신의 허물까지 감추지 않고 정직하고 진실하게 살려는 모습이 느껴졌어요"그는 "그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라며 "그림을 그린 사람으로서 이런 일을 당하니 마음이 무겁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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