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언(傳言)에 의하면 김정일의 건강 악화로 후계자 선택이 시급한 모양이다.지금까지 김정일 후계자 운운 자체를 금지시켰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북한 내부변화이다.
과거에 김정일을 김일성 후계자로 내세우면서 그의 태생지를 백두산으로 거짓 선전하였다. 김정일의 진짜 태생지는 러시아 하바로브스크라는 주장이 강력하다. 김정일의 권력 승계 정통성을 위해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을 끌어 들인 것이다.
1994년 남한과 중국의 정식 교류협정으로 남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아간 곳이 백두산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행사 때마다 불렀던 애국가 가사중의 백두산 의식이 잠재해 있다가 중국의 문호개방으로 봇물처럼 터진 것이다. 이제 김정일 후계자로 지목되는 김정운이 김정일의 백두산 별장에서 태어났다고 거짓말은 못할 것이다.
백두산은 단순히 한반도에서 제일 높은 산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이다. 이 백두산을 종교로까지 승화시킨 사람은 바로 육당 최남선(崔南善)이라고 한다. 옛 부터 조선에는 공자 석가가 필요 없다고까지 했다. 백두산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백두산을 신앙의 경지로까지 끌어 올린 민족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일제(日帝)의 탄압이 더 심해지는 상황에서 조선일보가 백두산 탐험을 시도했다고 하는데 이는 산악 문화사업 차원이 아니라 백두산을 통해 우리 민족의 한(恨)을 풀어보려는 시도였는지도 모른다. 백두산 등정 도중에서도 대소변을 위해 따로 변기를 미리 준비했다고 하며 등정 중에도 혹시나 산신령을 성나게 해서는 안된다고 하여 큰소리로 지껄이지 않았다든가 산에 오를때도 오른다고 말을 하면 건방진 언사(言辭)라고 하여 산에 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백두산 분화가록이 선조 30년, 현종9년, 숙종28년등 세차례 나왔는데 분화 때마다 인근지역에 떨어진 화산재(火山災)를 신가루라는 뜻의 신진(神塵)이라고 여기고 신주단지에 받아놓고 예배까지 했다고 한다. 중국 동쪽 끝이라할 연길이 발전한 이유도 남한사람들이 이곳을 통해 백두산 관광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김정운의 후계자설과 관련하여 다시 백두산을 생각해본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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