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는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죠. 이런 청소년의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책입니다. 책은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 창조력과 상상력을 키워주고, 생각을 스스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어른이 되도록 기준을 세워 줍니다."
방한 중인 일본영어덜트출판회의 시모무카이 미노루(58) 회장은 1일 오후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청소년 책이 왜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이런 답을 내놓았다.
그는 일본영어덜트출판회와 한국청소년출판모임(회장 김완중)이 함께 이날 오후 개최하는 '한일 청소년출판 세미나'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아침독서운동'을 일본이 먼저 시작했는데도 한국에서 오히려 자리를 더 잘 잡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한번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또, 일본은 인터넷을 통한 책 매매가 한국만큼 활성화하지 않았는데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한국청소년출판모임은 2005년 출범했지만 일본영어덜트출판회는 올해로 창립 30년을 맞은 '중견' 단체다. 일본 출판계는 '청소년' 대신 갓 성인이 된 18∼19세까지 포함한 '영어덜트(Young Adult)'라는 용어를 쓴다.
"공공도서관에 영어덜트책 담당 사서가 따로 있는 미국 시장에 비하면 아직도 부족하지만, 일본 영어덜트 시장의 성장률은 어린이책, 어른책보다 높습니다. 요즘에는 어린이용 책과도, 어른 책과 비교해 차별성을 갖는 좋은 청소년책이 많죠."
일본영어덜트출판회가 영어덜트 책 시장을 넓히려고 먼저 팔을 걷어붙인 일은 어린이책이나 어른 책과 달리 따로 없던 유통체계를 세우는 것이었다.
공공도서관에 대한 영어덜트 책 유통체계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공공도서관유통센터를 통해 정기적으로 도서 세트를 납품하는 체계를 2년 전에 시작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아침독서운동'에 참여하는 9천개 중ㆍ고교에는 서점을 통해 책을 주문받아 공급하는 시스템을 쓴다. 또, 서점에는 출판사 30∼35개사의 책 120종을 한 세트로 만들어 전국 450개 서점에 배본하기도 한다.
시모무카이 회장은 어른이 되고 나서도 책을 읽는 습관을 지니려면 청소년 시절에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하면서 어린이 책과도, 어른 책과도 다른 영어덜트 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화책과 달리 글로 된 청소년 책은 어른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금세 읽지 않게 됩니다. 청소년이 쉽고 가까이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어른들이 만들어 줘야 해요."
그는 청소년 책으로는 '쉽게 읽히면서 우수한 인문서'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서 서구에 비해 역사는 짧더라도 어린 시절부터 좋은 책을 읽고 자란 일본 청소년 책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모무카이 회장이 대표로 있는 리론샤(理論社) 역시 1947년 계간지 '이론' 창간과 함께 시작된 창작 아동문학 전문 출판사로, 영어덜트를 노린 문학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한국 청소년 출판계를 위한 조언을 요청하자 시모무카이 회장은 "좋은 책을 만드는 것, 그것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좋은 책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디자인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겠죠. 무엇보다 청소년에게 좋은 생각을 열어줄 수 있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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