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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문화콘텐츠 50] 공동체문화 원형찾는 전북 '쌀' 축제

다함께 먹고 더불어 노는 하나된 세상

멋과 풍류의 땅, 예향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전북의 축제다. 전북은 정체성과 고유성이 살아 있는 아주 특별한 축제들이 여럿이다. 쌀과 관련한 축제도 그 중 하나. 이른바, 곡식(穀食) 축제들이다. 이 축제들은 먼저 챙겨야 할 이유가 있다. 어린이에게는 농촌 문화체험의 기회를 선사하고, 어른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이 축제들은 같이 일하고 함께 먹고 더불어 노는 두레를 닮았기 때문이다. 축제로 농축된 삶의 원형 찾기다.

 

벚꽃이 만발한 군산 은파유원지에는 쌀 꽃도 핀다. 쌀 문화축제. 이 축제는 군산지역 4개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출품하는 기능성·친환경 쌀이 전시되고, 농경문화를 주제로 한 각종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화사한 벚꽃이 전군도로에 가득할 무렵, 고창에는 100만㎡의 초록 융단이 깔린다. 보리밭 사잇길 걷기로 이름난 공음면 선동리 학원관광농장의 청보리밭 축제다. 소슬 거리는 바람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답답했던 가슴이 트이고 복잡했던 머릿속도 시원하게 맑아진다. 2004년 시작된 이 축제는 농림수산식품부 최우수 농촌잔치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매년 50여만 명의 상춘객이 찾는 봄나들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5월 군산 미성동 미성초교와 인근 보리밭 일대에서 열리는 보리축제는 '꽁당보리 축제'다. 한국전쟁 전후에 극심한 흉년으로 쌀이 수확되기 전 보리만으로 밥을 지어 먹어야만 했던 꽁보리밥의 추억을 되새기기 위한 축제. 군산 출신 고 이병훈 시인의 시집 한 권을 들고 가면 더 좋다. 메밀이 꽃을 피우는 늦여름이면 고창의 보리밭은 흰색 구름융단이 깔린다. 한 달 동안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 일대 100만㎡에서 열리는 메밀꽃 잔치. 메밀꽃밭과 노란 해바라기꽃밭이 어우러진 시골길을 걸으며 멋진 풍경을 담을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들녘. 김제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을 볼 수 있다. 매년 가을, 추수기를 앞두고 열리는 지평선축제는 정부 지정 최우수문화관광축제다. 황금물결 넘실대는 들판을 바라보면 한 폭 동양화 속 주인공이 된다.  

 

/최기우(본보 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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