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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독자들은 왜 이외수에 열광하는가

문학사상 11월호 기획특집

최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외수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로 꼽혔다. 박경리와 공지영, 이문열, 황석영 등 문학적 성취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 판매부수에서 이씨를 압도하는 다른 쟁쟁한 작가들을 모두 제친 결과였다.

 

독자들이 이렇게 이외수에 열광하고 있는데 반해 소위 '문단'에서의 그의 입지는 그리 넓지 않다. 이씨가 작품활동을 한 지 30여 년이 지나도록 그의 문학세계를 본격적으로 분석한 평문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월간 문학사상 11월호는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이외수 문학의 어떤 점이 독자들을 사로잡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매개로 한국문학의 문학성과 대중성을 짚어보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하상일 동의대 교수는 '문학성과 대중성 사이, 그 소통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외수의 소설이 텍스트 차원에서는 단순한 구조를 드러내고 있는지 몰라도, 콘텍스트 차원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문제의식을 담아내고 있다"는 데서 이외수 소설의 강점을 찾았다.

 

하 교수는 "그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타락한 현실에 맞서는 비판적 성찰의 목소리인 동시에, 속악한 현실을 벗어나 초월적 세계를 지향하는 형이상학적 동경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러한 이중성은 이외수의 소설이 문학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독자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고민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문학성과 대중성의 경계는 더 이상 유효한 구분이 될 수 없고, 우열을 가르는 기준이 되어서도 안 된다"며 "이외수의 소설에서 문학성과 대중성의 딜레마는 앞으로 우리 소설이 독자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풀어나가야할 가장 중요하고 현실적인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학평론가 조영일 씨는 "이외수에 대한 문단의 냉대는 그의 소설이 기본적으로 메인 컬처가 아닌 서브컬처에 근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구질구질한 아웃사이더들이 '문단문학의 서브컬처화'가 충분히 진행된 오늘날에는 문단 문학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존재들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의 한국문학은 어떤 면에서 '이외수화'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런 '이외수화'가 진행되기에 앞서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존재가 이러한 서브컬처화를 촉발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조씨는 "대중성의 복권은 근대문학의 잔재를 청산할 정도의 강력한 문학운동에의 요구이자, 바로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문학에의 갈구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그것을 위해서는 하루키든 이외수든 그동안 한국문학이 외면한 문학이나 논제들은 이제 더 이상 회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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