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열풍이 거세다. 아침 저녁으로 천변을 걷거나 아예 출퇴근을 걸어서 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한 해 열리는 걷기대회만 전국적으로 400여 개에 이른다. 인터넷 걷기 동호회 열기는 더 뜨겁다. 회원수가 1만 명이 넘는 초대형 동호회부터 10여 명의 소모임까지 얼추 1000여 개에 육박한다.
이같은 걷기 열풍은 거세게 불던 마라톤 붐을 능가하는 듯 하다.
왜 일까? 걷기는 등산이나 마라톤에 비해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또 안전하고 아무 때, 아무 곳에서나 시작할 수 있다.
사실 걷기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중 하나다. 신체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 걷기는 필수다. 걷기는 당뇨와 고혈압, 심장질환 뿐 아니라 골다공증, 다이어트에 좋다. 나아가 5분만 걸어도 엔돌핀이 솟아 우울증을 치료해 준다.
이러한 걷기는 가볍게 공원 등을 걷는 산책에서 부터 거친 하이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장거리 도보여행인 트레일이나 트레킹이 인기다.
이 중 트레일은 영국이 원조다. 영국은 1965년에 '국립 트레일'제도를 도입해 15개 지역에 4000㎞의 생태탐방로를 조성했다. 미국은 8만㎞가 넘는 트레일이 있으며, 일본도 1970년대부터 2만1000㎞의 생태탐방로를 설치해 연간 6000만 명이 찾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늦은 편이다. 2007년 제주도에 올레길이 개발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지리산 허리를 순환하는 둘레길이 개통되었다. 올해까지 70㎞ 등 총 297㎞, 800리의 장거리 도보여행길이 만들어진다.
이같은 열기에 힘입어 올 6월 변산'마실길'이 문을 열었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진 변산반도 옛 바닷가 길을 품에 안고 걷는 코스다. 올해 개통된 1단계 1구간은 새만금전시관-변산해수욕장-적벽강-격포항에 이르는 18㎞다. 2단계는 격포-모항, 3단계는 모항-자연생태공원에 이른다. 모두 연결되면 100㎞에 달한다.
이와 함께 군산은 망해산둘레길, 익산은 숭림사까지, 완주군은 위봉산성길, 장수군은 마루한길을 조성했다.
마실은 이웃을 방문하거나 가까운 곳에 바람쐬러 간다는 의미다. 행운유수(行雲流水)처럼 구름과 물을 벗삼아 마실길에 들어서면 세상근심이 씻어지지 않을까 싶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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