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개관부터 논란이 돼온 전주전통문화센터 이름이 결국 도마 위에 올랐다.
전주시가 전통문화센터의 명칭을 개정하기 위해 지역 문화시설 및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명칭 개정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전주전통문화센터는 이름에 '센터'라는 외래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개관 초기부터 이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한 공연장이 들어서 있는 중심건물이 한옥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비판을 받아왔다.
시 관계자는 "전통문화센터 명칭에 영어가 섞여 있어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서 전주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명칭 개정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신규시설(부채문화관·소리문화관·완판본문화관) 명칭 제정과 함께 진행 중인 '전주 문화시설 명칭 개·제정 설문조사'에는 '전주전통문화센터 명칭의 외래어 혼용에 따른 전통을 추구하는 가장 한국적인 전주전통문화도시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순수 우리말로 명칭 변경'하고자 한다고 나와있다.
그러나 전통문화센터의 명칭 개정을 두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명칭 개정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전통문화센터가 개관할 당시에도 이름에 대한 논란이 가장 컸는데, 그 때도 바꾸지 않은 것을 이제 와서 굳이 바꿀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정성엽 한옥마을보존협의회 사무국장은 "이름을 바꿀 경우 이미지메이킹부터 인지도 확산까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시민이나 관광객들은 오히려 혼란스러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문화예술인은 "현재는 전통문화센터가 한옥마을 내 문화시설 중 가장 크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명칭을 바꾸면 복합공간으로서 규모가 축소되는 듯한 인상을 줄 것 같다"며 "해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름에 영어가 들어가는 것이 득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명칭 개정에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고치는 게 다행이라는 시각이다.
전통문화센터 관장을 지낸 곽병창 우석대 교수는 "비단 외래어가 섞여있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름 자체가 밋밋하고 전주의 특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색을 반영하면서도 토착어를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명칭 개정에 찬성했다.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실장은 "그동안 전통문화센터는 전통문화 이외에도 인형극이나 영화상영 등 현대적 소재의 행사를 하며 종합문화센터로서 기능을 해왔다"며 "소리문화관을 비롯해 신규시설이 개관하는 만큼 명칭 개정과 함께 역할 정립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는 11일까지 설문조사를 위해 보낸 의견수렴서를 받아 몇가지 명칭을 추린 후 4월 초까지 전주시 명칭제정위원회를 통해 최종확정할 예정이다. 김민영 전주전통문화센터 관장은 명칭 개정에 대해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고민이 된다"며 "현재 명칭을 유지하는 안과 개정한다면 어떤 안이 좋을 지 내부 회의 결과를 시에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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