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 운경 황호철씨의 산수화는 담백하고 맑다. 꾸미지 않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그대로 옮기는 데 힘썼다. 24일부터 4월 6일까지 SK허브 B동 1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운경 황호철전'은 여러 모로 의미가 깊다. 실경 산수화를 고집해온 그간의 화력을 정리한 데다, 외국여행에서 만난 아름다운 풍경을 한국적인 정서로 옮겨 놓았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두었다.
소나무 한 그루를 7미터에 달하는 대작 병풍에 그린 것을 보면, 그가 지향하는 세계가 명확히 드러난다. 수많은 솔잎 하나 하나까지도 꼼꼼히 그리는 세필화.
"실경산수라 하여 보이는 것만 그리면 아직 덜 여문 것입니다. 바람과 소리, 습기와 안개같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내 방법으로 그립니다. 소나무 하나라도 그것을 완성하는 건 땅의 풍토입니다."
기암괴석과 고산준령, 심산유곡을 비롯한 한적한 정자는 기교적인 수식을 배제한 채 담담하게 묘사한다. 사계절이 순환되는 자연의 법칙처럼 과욕 없이 물 흐르듯 따르는 삶의 태도가 보여진다.
중국 장가계와 황산 등 명산을 비롯해 몽골 초원,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로마의 트레비분수, 티베트의 포탈궁 등을 묘사하면서도 토종 산수화의 맛을 잃지 않았다.
화조화(花鳥畵)로 시야를 넓히기도 했다. 이는 절제된 색채가 아닌 자유로운 색채가 허락되는 화폭. 황씨는 "묵향과의 조용한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자연과의 대화가 더욱 편안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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