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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중국어 회화서 발굴

필사본 중화정음(中華正音) 표지 ([email protected])

조선 후기에 국내에서 만든 무역 중국어 회화책 '중화정음'(中華正音)의 온전한 필사본이 발굴,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판본은 1909년 개인이 필사한 것으로, 고서 수집가 여승구씨의 장서인 화봉문고가 소장하고 있다.

 

박재연 선문대(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오는 29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백상빌딩 화봉갤러리에서 개최되는 '포럼 그림과 책' 정기 발표회를 통해 이 필사본 회화서의 가치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다.

 

25일 주최측이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 의하면 '중화정음'이란 책 제목은 중국어 관화(官話) 즉, 중국 관청에서 쓰던 말이라는 뜻으로 특히 조선 후기에 중국어 회화서의 대명사처럼 쓰이던 명칭이며 실제로 이번 필사본 겉표지에도 '관화(官話)'라고 적혀 있다.

 

이번에 발굴된 화봉문고 소장 중화정음은 1책 분량이며, 표지 왼쪽에 큰 글씨로 '官話'라 적었으며 그 아래 작은 글씨로 '中華正音'과 '譯話韓語'(역화한어)를 두 줄에 걸쳐 썼다.

 

표지 뒷면에 적힌 '대한 융희 3년 기유 8월 29일 한어초'(大韓隆熙三年己酉八月二十九日漢語抄)라는 구절로 볼 때 이 판본은 1909년에 필사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본문은 중국어 원문을 적고 그 오른쪽에는 한글로 음을 달았으며 그 아래 또는 한문 왼쪽에는 한글 번역이 있다.

 

박 교수는 "화봉문고 소장 중화정음은 현재 확인되는 이본(異本. 다른 판본) 가운데 한글 번역 분량이 가장 많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이의 다른 판본인 순천대 소장본 '중화정음'과 장서각 소장 '기착일필'(騎着一匹)은 한글 번역 없이 중국어 원문만 있으며 일본 고마자와(駒澤)대학 다쿠소쿠문고(濯足文庫) 소장 '중화정음'은 한글 번역이 있기는 하나 화봉문고 소장본에 비해 그 분량은 3분의 2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어 회화서로는 고려시대 이래 통역관 전문 양성소인 사역원(司譯院)에서 공식 편찬한 '노걸대'(老乞大)와 '박통사'(朴通事)가 오랫동안 인기를 끌다가 조선 후기에는 개인이 편찬한 필사본 형태의 중국어 회화 학습서가 나오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조선 후기 중국어 회화 학습서는 무역 실무를 위한 것인 데다 당시 중국, 특히 동북지방에서 일상생활에 실제로 쓴 말을 충실히 반영하기 때문에 언어학적 가치가 높고 한중 관계사나 변경 무역, 경제ㆍ사회사 복원에도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포럼 그림과 책'은 개인이 소장한 우리의 옛 전적이나 서화를 발굴, 소개한다는 취지를 표방하며 지난해 11월 출범, 매월 정기 발표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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