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워 먹으면 쫄깃한 맛, 삶으면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맛을 내는 것은 ? 바로 조개다. 겨울 동안 갯벌에서 영양을 먹고 살이 통통하게 올라 맛이 뛰어나다. 하지만 지난 4월 경남 일부 해안에서 마비성 패류 독소가 검출되면서, 채취 금지 해역에서 자연산 조개류를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보'가 내려졌다. 홈페이지를 통해 패류독소의 검출 정보를 확인한 뒤 먹어야 안전하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나는 조개는 키조개·가리비·개조개·새조개·백합·피조개·바지락·모시조개 등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갯벌에서 조업이 되지 않을 때는 북한산이 국산을 대신했으나, 북한과 대치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옛 문헌에 의하면 조개류 채취는 고기잡이보다 먼저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바닷가나 강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조개류는 좋은 단백질 공급원. 이는 도처에서 발견되는 조개무덤에서 유추할 수 있다.
조개엔 이처럼 단백질에 필수 아미노산이 많고 칼륨·철분·타우린이 함유된 '영양 덩어리'다. 저지방,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인 데다 타우린 성분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 또한, 다른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부재료로도 활용된다.
키조개는 농가에서 곡식을 까부르는 데 쓰는 '키'를 닮아 이름이 붙었다. 성인 손바닥보다 훨씬 더 크다. 새조개는 발이 길게 뻗어 있고, 껍데기를 까 놓으면 작은 새 모양으로 '조합(鳥蛤)'으로 불린다. 여수에서는 일본어로 '도리가이', 남해에서는 '오리조개', 부산에서는 '갈매기 조개'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새조개는 1월에서 3월까지만 수확된다. 새조개는 내년 이맘 때가 돼야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리비는 가장 흔히 먹는 조개류다. 가리비를 고를 땐 껍질이 약간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 것이 좋다. 개조개는 대합처럼 성인 주먹만 한 크기의 조개지만, 지방이 적고 살이 많아 조개구이엔 으뜸이다. 껍데기가 두껍고 무게가 묵직한 것을 골라야 한다.
전복과 소라는 가격면으로 볼 때 조개의 '귀족'쯤 된다. 소라는 12월부터 이듬해 4월에 나는 자연산을 최고로 친다. 소라를 고를 땐 껍질이 얇으면서 묵직한 느낌이 좋다. 전복은 자연산이 귀하며, 남해안은 양식 전복이 흔하다. 회·찜·죽 등으로 요리하며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직경이 2~3㎝로 손톱 만큼 작은 조개를 재첩이라 부른다. 경남 하동에서 많이 나는 재첩은 5~6월에 먹는 게 제 격. 해독작용이 있어 맑고 시원하게 국물을 낸다. 부추와도 궁합이 잘 맞으므로 곁들여 해장국으로 많이 먹는다. 각종 채소를 썰어 넣고 초장에 무쳐 먹기도 하며, 해물찜으로도 먹는다.
신선한 조개는 양쪽 껍데기가 단단히 입을 다물고 있고, 조개끼리 부딪혔을 때 부서짐 없이 맑고 명쾌한 소리가 들리는 것이 좋다. 흙 속의 찌꺼기를 없애려면 한 시간 정도 연한 소금물에 담가 두어야 모래가 씹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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