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무용수들이 최근 국제 콩쿠르의 주요 상을 휩쓸고 있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 기본기가 탄탄한 이 무용수들은 대외적으로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드높여주는 한편 국내 공연 수준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토대가 되고 있다.
4일 무용계에 따르면 지난달 12-26일 미국 미시시피주(州)에서 열린 국제발레콩쿠르(IBC) 주니어 남녀 부문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무용원 재학생인 채지영(18)이 금상을, 김기민(17)이 은상을 거머쥐었다.
시니어 여자 부문 결승전에 진출한 한서혜(22.유니버설발레단)는 특별상인 로버트 조프리상을 수상했다.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시에서 열리는 까닭에 일명 '잭슨 콩쿠르'로도 불리는 IBC는 바르나(불가리아), 모스크바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발레콩쿠르 중 하나로 꼽히는 대회로, 한국인이 이 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짝을 이뤄 출전한 채지영ㆍ김기민은 베스트커플상도 함께 수상하며 뛰어난 테크닉과 연기로 콩쿠르 내내 현지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이들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지 5일 만에 로마에서는 또 수상소식이 날아왔다.
지난달 25-29일 이탈리아 로마 국립무용아카데미에서 열린 '제9회 로마 국제 무용콩쿠르(Premio Roma)'에서 한예종 무용원 재학생 김명규(22)와 박세은(21)이 시니어 부문 공동 금상을, 한성우(18)와 양채은(19)이 주니어 부문 공동 금상을 받으며 대회 우승을 휩쓴 것.
로마 콩쿠르는 특히 클래식 발레와 현대무용을 통틀어 남녀 구분없이 시니어 부문과 주니어 부문에서 각각 1등부터 3등까지 3명씩에게만 상을 주기 때문에 다른 대회에 비해 상을 받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지도한 한예종 무용원의 김선희 교수는 "전체 6개 상 중에서 주니어ㆍ시니어 양쪽 부문 금상 모두를 한 국가에 주기가 쉽지 않고 게다가 발레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로마에서 금상을 모두 동양인에게 주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가운데서도 금상을 휩쓸었다는 것은 진짜 잘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4월 러시아 페름에서 열린 '제11회 아라베스크 콩쿠르'에서는 국립발레단 소속 정영재(26)가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차지했고 앞서 3월 뉴욕에서 열린 '제10회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에서도 한예종 무용원의 차기환(19)과 김민정(16)이 발레 파드되(2인무)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처럼 한국의 젊은 무용수들이 세계 대회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무용계는 보고 있다.
특히 1996년 설립된 한예종의 영재교육원은 재능있는 발레 꿈나무들이 대거 들어와 체계적인 교육을 받게 되면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 몇 년 전부터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김선희 교수는 "국제 콩쿠르 관계자들은 한국이란 나라가 발레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어떻게 이렇게 잘할 수 있냐고 굉장히 놀라워들 한다"며 "우리 학생들이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 못지않게 외국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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