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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비체어의 숨은 맛집 리포트] 4.익산시 모현동 '소주한잔'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항정살 '일품'…아삭한 깍두기 달큰한 배추나물 별미

사랑도 음식도 허겁지겁 서두르면 제 맛을 찾을 수 없다.

 

진정한 사랑과 맛을 찾기 위해선 직접 경험하지 않고 지레짐작하는 편견이 가장 큰 적이다. 진정으로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선 타이밍의 완급 조절과 차분히 기다리는 지구력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KTX 익산역사 건립으로 사라져가는 송학동 굴다리 부근 '소주한잔'은 위에 언급한 이야기가 절실한 곳이다. 지인과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고픈 생각으로 '소주한잔'에서 약속한 날이면 꼭 벌어지는 해프닝이 있다.

 

약속 시간이 임박해 "굴다리 근처에서 소주 한 잔 하자고 했잖아? 나 지금 ○○식당이야!"하며 다른 약속 장소에서 연락 오기 일쑤.

 

우여곡절 끝에 들어선 식당이 생각보다 더 좁고 허름한지라 지인들 얼굴이 살짝 어두워지곤 하지만, 지인들 어두운 표정일랑 아랑곳하지 않고 '나갈 때에도 과연 그럴까?'란 생각에 짓궂은 소주 잔만 기울이게 된다.

 

2002년쯤 문을 연 '소주한잔'은 '마포주먹구이'를 익산에 옮겨온 버전으로 언뜻 봐선 특이할 게 없는 곳이다.

 

주물 철판 위에 두툼한 돼지고기를 굽고 있노라면, 주인장이 시간을 두고 나르는 곁 음식이 작은 테이블 위를 가득 채운다. 그 중 납작하게 썬 아삭한 깍두기와 달큼한 배추 나물은 이곳의 단골 곁 음식이다.

 

항정살이 가장 인기 메뉴이나 삼겹살과 가브리살도 전혀 밀리지 않는 퀄리티를 유지한다. 항상 단골 정육점을 이용하므로 '유통 고기'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육질이 한눈에 느껴진다.

 

특히, 메뉴판에 없는 냄비밥은 '소주한잔'의 '비밀 병기'다. 연탄불로 구운 김과 완전미(完全米)로 고들고들하게 지은 냄비밥에 간장을 곁들이면 허름한 실내 분위기에 어두워졌던 지인들 표정이 금세 밝아진다.

 

처음 올려놓은 고기가 다 익을 즈음 냄비밥을 미리 주문하는 건 중요한 주문 팁(tip·정보)이다. 아주머니 혼자 일하느라 주문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식사 도중 한 번 더 확인하는 센스도 필요하다. 이런 사전 지식이 없다면, 불필요한 추가 주문으로 과식할 가능성 100%.

 

자리가 비좁아 오후 7시면 만석이 되고, 9시가 넘으면 자리가 바뀐다. 친절한 분위기와 달리 주문이 정체될 수 있어, 냉장고 안 술과 음료수 서빙은 손님들 몫이 되곤 한다.

 

▲ 영업시간: 오후 5시∼자정, 일요일 영업은 전화 확인 필수

 

▲ 메뉴: 삼결살·항정살·가브리살 8000원, 돼지 껍데기 5000원

 

▲ 위치: 익산시 모현동 1가 242-5(송학동 굴다리 슈퍼 건너편)

 

▲ 전화: 063-854-1911

 

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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