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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있는 주말] 사랑의 연탄으로 훈훈한 세상 만들어요

기관·직장·가족단위 등 '연탄 나눔' 참여…세밑 불우이웃 겨울나기 팔걷어

지난 15일 sj써미트와 협력업체 직원들이 완주군 봉동읍 장기리 양옥례할머니집에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안봉주([email protected])

연탄 한장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연탄 한장은 얼마나 오랫동안 탈까요? 겨울을 나려면 연탄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오랜동안 우리의 대표 난방용품이었던 연탄. 지금은 가스와 전기 기름보일러에 밀려났지만 연탄은 여전히 서민들의 든든한 겨울나기 동지입니다. 여기 연탄으로 사랑을 나누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날입니다. 털장갑을 끼고 두툼한 신발까지 챙겼지만 손과 발이 시렸습니다. 이날 SJ써미트 직원들은 송년회를 가졌습니다. 송년회 장소가 특별했지요. 완주군 봉동읍 장기리 조상희할머니와 양옥례할머니 집이었습니다. 할머니댁에 연탄 채워드리는 걸로 올해 송년회를 대신하기로 한 것입니다. 군산에서 함께 공사를 하고 있는 협력업체 직원들도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전주연탄은행에 1만5000장을 기증하고 이 가운데 일부인 1000장을 이날 직접 배달했습니다. 춥고, 팔도 아팠지만 먹고 마시는 송년회보다 훈훈했습니다.

 

연탄으로 사랑을 나누는 이들이 많습니다. 송년회를 대신해 연탄을 기증하는 가족과 모임도 있고, 학급비를 절약해 연탄나눔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고사리손으로 일군 텃밭 수익금을 들고 연탄은행을 찾는 유치원생도 있습니다. 패물을 팔아 기증한 분도 있습니다.

 

전주코끼리유치원생들은 해마다 연탄배달에 나섭니다. 텃밭에서 키운 농산물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연탄을 사 이웃들과 나눕니다. 올해도 60만원이 넘는 금액을 마련했습니다. 유치원 어린이들은 직접 연탄을 1000장이나 나르기도 했습니다. 한장도 깨뜨리지 않았구요.

 

호남제일여고 2학년4반과 전주덕진중학교 1학년 한 반도 학급비를 절약하고 벌금을 모아 연탄을 샀습니다. 동암고등학교와 한일고등학교는 기증된 연탄을 배달하기 위한 봉사단까지 꾸렸습니다. 두 학교 봉사단은 일반인들이 기피하는 산동네 배달을 도맡고 있습니다. 동암고의 임동민 학생은 봉사단활동뿐 아니라 장학금까지 연탄은행에 내놓았습니다.

 

직장단위로 연탄나눔에 참여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에너지관리공단 전북지사는 한번에 4만장 내놓는 연탄기부의 큰 손입니다. 한국감정원 전북지사도 온기 나눔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전주사무소의 한 과도, 전북도청과 전주시청의 일부 과도 송년회를 축소하고 연탄나눔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주택관리공단 전북지사도 올해는 송년회대신 기부천사를 자처했습니다. 이곳은 직원 설문조사까지 했다는데요, 연탄을 나누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답니다. 150만원으로 3000장을 사 16일 전주 팔복동과 평화동의 10집 창고를 빼곡히 채웠습니다. 환경운동연합 회원들도 19일 가족들과 함께 연탄나눔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연탄을 기부하고, 배달하는 따뜻한 마음들이 많습니다. 연탄이 곧 사랑인거죠. 봉동에서 만난 양옥례할머니는 연탄창고가 채워지는 것을 보며 "배가 부르다"고 했습니다. 조상희할머니도 "손주랑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게 됐다"며 함박웃음을 보여줬습니다.

 

연탄 한장은 500원입니다. 연탄 한장이면 6시간동안 따뜻하다네요. 그리고 600장이면 겨울을 날 수 있답니다.

 

 

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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