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수여하는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이 전혀 연관성이 없는 분야를 하나로 묶어 시상함으로써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일 전북도에서 열린 '제16회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 최종 심사 과정에서 14명의 심사위원들은 "성격이 다른 시상 분야가 하나로 돼 있어 문제가 많다"며 이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전북도는 매년 전북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한 이들을 대상으로 경제, 문화예술·체육, 학술·언론, 농림수산, 효열·봉사 등 6개 부문에 걸쳐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 상은 2003년부터 10개 분야로 확대됐으나(종전 6개 분야) 일부에서 "상이 너무 많고 남발된다"는 여론에 따라 전북도는 2007년부터 다시 6개로 줄였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체육','학술·언론','효열·봉사' 등과 같이 성격이 전혀 다른 분야가 통합 돼 각 분야의 공로자에게 수상 기회가 돌아가지 못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올해의 경우 '문화예술·체육'에서 소설가 라대곤씨와 체육인 이인철씨가 경합한 결과 라씨가 떨어지면서 3년 째 수상자를 배출해내지 못한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컸다.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라씨는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전북문학상, 채만식문학상, 목정문화상 등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과 '체육'이 합쳐져 수상되기 때문에 문화예술계가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게 됐다는 지적이다.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의 최종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김호서 도의장은 "문화예술과 체육을 하나로 묶여 있다 보니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선수나 열악한 분야에서 고군분투해 1위 한 선수에게 우선적으로 상이 돌아갔다"며" 그러다 보니 '예향의 고장 전북'이란 명성이 퇴색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고환승 도 체육회 사무처장은 "체육 부문에서 지난해 대상자가 나왔기 때문에 올해는 아예 신청서도 내지 않다가 막판에 도가 요구해 추천하게 됐다"면서 "도가 문화예술과 체육을 통합해 시상하는 것은 문화예술계와 체육계의 갈등을 조장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학술·언론','효열·봉사'도 각각 분리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올해 '학술·언론'에 최동성 본보 기획사업국장 겸 논설위원과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가 최종 후보에 올라 경합을 벌인 결과 최 국장에게 상이 돌아갔다.
이미 학술 부문 예심에서 뛰어난 연구성과를 낸 교수 6명이 몰려 경쟁이 치열했으나 아쉽게도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는 게 학술계 안팎의 주장이다.
반면 현장에서 열심히 뛴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한 언론 부문은 그간 학술 부문에 밀려 상을 받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다. 더불어 '효열·봉사'도 고령화 사회에 맞게 각각 장려돼야 하는 만큼 이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제16회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 최종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전원 합의를 통해 일부 시상 분야를 확대하는 방안을 도의회에 건의키로 했다. 심사위원장인 김완주 도지사는 뒤늦게 "현재 6개 분야로 나눠 수여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을 세분화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만큼 향후 도민 의견 수렴 및 전문가 토론을 통해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토론회 과정에서 수상 분야를 늘리는 안을 골자로 한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 조례'가 도의회에 상정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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