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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군 모조리 살육하라'…그날의 아픔을 보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日 진압군 대대장 수집문서 일반에 첫 공개

▲ 각지 동학도상황 동학도에 협력한 관리상황(各地東學徒狀況-東學徒に協力した官吏狀況). 조선의 수령들이 모두 동학농민군을 탄압한 것이 아니라 일부에서는 동학농민군을 지지하고 응원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진실찾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100년이 지난 뒤에야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국내 관련 자료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아 사건 전말을 재구성하는 데 충분치 않은 대목이 많다. 그런 한계를 보완해주는 데 일본의 자료들이 도움을 줘왔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김영석)이 제2차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했던 일본군 대대장의 수집문서를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전시회를 마련한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전국적인 양상으로 치닫으면서(제2차 봉기) 일본은 '동학당토벌'을 목적으로 후비보병 제19대대를 조직했고, 당시 동학농민군 진압에 나섰던 대대장 미나미 고시로(南小四郞)가 조선에 주둔하면서 여러 문건들을 수집했다.

 

'동학농민혁명의 진실을 찾아가다'의 특별전(16일부터 12월 31일까지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일본군 대대장이 수집한 당시 관련 문서를 토대로 동학농민혁명의 전개과정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시회다. 재단측은 이번 전시회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일본 야마구치현문서관과 문서대여 및 전시 전반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올 1월 협약을 체결했다.

 

전시 문서의 배경이 되는'제2차 동학농민혁명'은 한국 근대사 최초의 반침략 투쟁으로 알려져 있다. '척양척왜, 반외세'를 기치로 들고 일어섰으나, 신식무기로 무장한 일본 정예부대의 막강한 화력 앞에 쓰러져갈 수밖에 없었던 동학농민군의 전투가 일본군의 수집문서를 통해 전시장에 재구성된다.

 

재단은 혁명 전개에 따라 총 6개 파트로 전시장을 구성했다. 첫 번째'시련기를 맞이하다'에서는 19세기 후반, 안으로는 세도정치와 삼정의 문란, 밖으로는 일본과 청국 등 각 나라의 이권 다툼으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조선의 상황을 이해하는 장이다. 두번째 '불행의 씨앗이 날아들다'에서는 '남가문서(南家文書)', '동학당정토경력서(東學黨征討經歷書)'등의 문서를 통해 조선 땅에 도한(渡韓)하기까지의 상황, 동학농민군 진압 군대의 조직 배경과 총 지휘를 맡은 미나미 고시로에 대해 알 수 있다.

 

세번째'가혹한 탄압을 당하다'에서는 일본 히로시마의 대본영으로부터 '동학농민군을 모조리 살육하라!'는 명령에 따라 거친 진압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만날 수 있다. 네번째 '신식무기에 무너지다'는 제2차 동학농민혁명 최대 전투였던 우금치 전투 당시 큰 화력 차가 났던 조·일 연합군과 동학농민군이 사용한 무기를 비교할 수 있다. 다섯째 '희망의 불꽃이 꺾이다'에서는 결국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등이 체포되었음을 보고하는 문서로 구성됐다.

 

끝으로'새로운 희망이 싹트다'에서는 동학농민군과 뜻을 함께하였던 여산부사, 전라감사 등의 협력 활동이 드러난 문서를 통해 신분의 고하에 상관없이 반외세의 물결이 조선사회에 광범하게 퍼져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특별전을 통해 기념관을 찾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동학농민혁명의 진실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진본 관람은 6월 21일까지며, 6월 22일부터는 복제본이 전시된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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