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청년 사장'들이 전주 남부시장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전주시가 주최하고 (사)이음, 남부시장 번영회가 주관하는 '문전성시 청년장사꾼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남부시장 2층에 각자의 개성과 철학을 담은 상점을 열었다.
8일 이곳을 찾았을 때 톡톡 튀는 상점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범이네 식충이(식충식물화원), 그녀들의 수작(핸드메이드 소품 체험공방), 같이 놀다 가계(키덜트 놀이문화 술집), 뽕의 도리(뽕잎 수제버거), 미스터리 상회(재활용 업싸이클링 공방), 송옥여관(디자이너들이 운영하는 잡화점) 등….
청년 사장들은 창업을 위해 지난 3월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전통시장의 부활' 프로젝트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 버려진 가구, 목재, 돌 등 재활용품을 이용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 냈다.
플라잉팬(후라이팬 전문 요리점) 김은홍 대표는 "여기에 참여한 사장님들 모두가 점포 인테리어에 직접 참여해 만든 공간이다"며 "나도 독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여기 모인 사장님들 사이에서는 평범한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모인 '청년 몰(mall)'은 단순히 장사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먹거리, 수공예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돈까스 만들기 △뽕잎비누 만들기 △재활용품을 이용해 소품 만들기 등 청년 사장님들의 '영업 비밀'을 체험할 수도 있다.
또 다양한 재주를 가진 청년 사장들이 공동으로 기획하는 음악공연, 설치미술 등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전통과 현대를 잇자'는 철학으로 뭉친 이들은 기존 상인들과의 소통도 남달랐다. 개업 나흘 만에 주변 상인들과 스스럼 없이 가까워 진 것은 물론 작은 변화까지 이끌어 냈다.
정형선씨(69·상수식당)는 "청년들이 잘돼야 우리 가게도 살고 청년들도 산다"며 "청년 사장들이 깔끔하게 가게를 정리해 우리 가게도 보기 싫은 물건들을 다 치우고 건물을 보수했다"고 말했다.
이날 남부시장 2층 '청년 몰'을 찾은 시민들은 새롭게 바뀐 공간에 대해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시민 장하나씨(36)는 "전통시장에 이런 공간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청년 사장들의 아이디어도 좋고 전통시장과 대비되는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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