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20여 년 만에 전주 한옥마을로 나왔을 때 '출정식' 같은 열기로 가득했다. 축제성이 강조되자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과거의 영광이 재현되는듯 했으나, 정작 경연대회가 변방에 비껴났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미완의 과제를 남겼다.
'2012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6월8~11일 전주 경기전 일대·이하 전주 대사습)는 그간 축제를 주최·주관해왔던 전주시·(주)문화방송·전주MBC·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공동 추진위원회(가칭)를 마련해 연대를 모색,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제기한 방송사의 일방적인 축제라는 불만을 수용해 생산적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신경 쓴 대목이다.
'대한민국 국악의 수도, 전주'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전주 대사습은 두 가지 변신이 눈에 띈다. 학생 대사습을 통합시키면서 창작국악경연을 신설해 경연대회를 축제의 꽃으로 부각시켰다. 지난해 호평을 받았던 '기획 초청 - 시절을 놀다'와 '거리 공연 - 변죽을 울리다' 등을 통해 젊은 국악의 변화된 지형도를 담아내겠다는 욕심도 냈다.
일단, 성인부(판소리 명창부 10일 공예품전시관)와 학생부(판소리 9일 공예품전시관)로 나뉘어지는 대사습 예선은 8~10일 한옥마을 곳곳에서 열띤 경연으로 펼쳐진다. 반면 무대 중심인 경기전 대숲무대는 대사습 축하 공연(9일 오후 7시)과 대사습 본선(10일 오후 4시·11일 낮 12시), 아침을 여는 풍류 한마당(10일 오전 10시30분 경기전 대숲무대)만 치러지도록 해 차별화했다.
기획 초청 공연'시절을 놀다'는 창작국악경연, 밤샘 콘서트와 오색 춘향, 아침을 여는 풍류 한마당이 준비된다. 창작국악경연(8일 오후 6시30분 소리문화관)은 전통음악의 창조적 계승에 관심있는 참신한 젊은 국악인들의 무대로 총 26팀이 출전해 본선에 10팀이 걸러졌다. 전자악기와 서양악기를 배제하되 순수 국악기(개량악기 포함) 연주곡들을 발굴, 국악의 대중화·세계화를 위한 색다른 도전이다.
밤샘 콘서트(9일 오후 8시 소리문화관)는 전주문화재단의 마당 창극'해 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이하 '해마달')와 명인들과 젊은 국악인들이 어우러지는 '국악! 밤을 날다'로 마련됐다. '해마달'에는 안숙선 김영자 왕기석 명창의 트리오로 품격을 더하며, 밤샘 놀이판'국악! 밤을 날다'에서는 백년가약으로 국악의 대중화를 시도하는 박애리(판소리) & 팝핀현준(비보이), 김무길(거문고)·박양덕(판소리) 명인을 비롯해 다양한 퓨전국악그룹이 무대를 장식한다.
판소리 퍼포먼스 그룹 '미친광대'의 '오색 춘향'(10일 오후 2시 소리문화관)은 젊은 광대들이 색다르게 구성한 춘향전'이(異)판 사(思)판 춘향 이야기 - 사(思) 소년사(少年事)'. 익산(옛 이리)에서 전승되는 줄풍류인 이리향제줄풍류(중요무형문화재)와 서울에서 계승되는 경제줄풍류(국예풍류회)가 초청된 아침을 여는 풍류 한마당도 고요한 경기전 아침을 여는 무대로는 제격.
거리 공연'변죽을 울리다'는 판소리공장'바닥소리', 히든 퍼포먼스, 막걸리 소리판 등으로 꾸려진다. MB 정권을 꼬집는 창작 판소리를 유명세를 치른 판소리공장'바닥소리'(9~10일 오후 1시30분 한방문화센터)와 지역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현대적으로 몸짓으로 풀어온 널마루무용단(대표 장인숙)의 '히든 퍼포먼스'(9~111일 오전 11시 한옥마을), 막걸리를 즐기면서 질펀한 소리를 들어보는 막걸리 소리판은 벌써부터 인기 상한가.
전주 대사습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 세미나도 마련됐다. '전주대사습놀이,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성격 규명'을 주제로 한 세미나(9일 오전 10시30분 한옥마을 공간 봄)는 함한희 전북대 교수, 원도연 원광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사진작가 노승환이 우리나라 판소리 계보를 잇는 9인의 명창 사진과 눈대목을 판화처럼 새긴 '9人 명창 사진'(8~11일 소리문화관)도 이색적인 볼거리.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왔다면, 활쏘기 체험(9일 오전 10시 경기전 주차장)과 국악 체험(9~11일 오전 10시~오후 6시 태조로 쉼터)도 잊지 말고 챙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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