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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상) 진실은 - '언론 압력' 실언, 사태 키웠다

민병록 위원장, 석연찮은 해임사유 뒤늦게 밝혀 / 지역언론과 국제영화제 국내·외 위상 크게 실추

전주국제영화제 국내·외 위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주영화제는 축제의 정체성으로나, 운영으로 보나 다른 축제 관계자들이 와서 보고 배워가야만 하는 성공 사례였다. 그런 전주영화제가 조직 내부의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영화제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 돼 벌써부터 내년 영화제를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단은 전주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지난 5일 유운성 프로그래머를 전격 해임시키면서부터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유 프로그래머를 만나 해임 사유로 몇몇 전주영화제 조직위원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역 언론들이 똘똘 뭉쳐서 이런 사람을 가만 두면 안 된다고 난리야"라고 '실언'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유 프로그래머는 SNS를 통해 해임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줄 것과 부당한 해임을 철회시켜줄 것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국내·외 영화인들은 유 프로그래머가 쓴 글들을 퍼가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졌다.

 

안팎의 논란으로 허둥대던 전주영화제 집행부는 트위터를 통해 '외부 압력은 없었고, 폐막 기자회견의 발언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어났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내려진 결정'(5일),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독단적인 태도나 행동은 조직의 화합과 운영에 중대한 과실을 초래했다'(12일)고만 밝히는 등 뒤늦은 대응으로 일관했다.

 

여기서 영화제 조직위가 판단한 유 프로그래머의 독단적인 태도와 행동은 폐막 기자회견장에서 민 집행위원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된 발언("전주영화제는 영화제이지 영화도 트는 축제가 아니라…")을 했고,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방하는 의견("전주영화제에 올해 1월 이후 개봉된 한국영화가 아예 없었던 것은 올해부터 전주에 작품을 보내면 부산영화제에서 초청하지 않겠다")을 트위터에 올렸다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논란을 촉발시킨 '실언'으로 유 프로그래머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민 집행위원장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역 여론이 나쁘다고만 했다"고 얼버무렸다. 그는 또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방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것을 보고 일을 같이 못하겠다고 결정했고, 나중에 조직위원들을 통해 여론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했던 김건 부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조직위원들과 개인 만남 등을 갖고 전주영화제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고 여기서 유 프로그래머 해임 사유가 아닌 유 프로그래머의 자질 등에 관한 개인적 소견을 물어보는 정도에 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유 프로그래머 해임 사유는 지역 언론의 '외압'이 아닌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김 건 부집행위원장의 '내압'으로 밝혀진 셈이다.

 

그러나 민 집행위원장의 부적절한 '실언', 유 프로그래머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블로그 등에 올린 지역 언론에 대한 매도로 지역 언론과 전주영화제의 이미지가 덩달아 훼손되고 있다. 본보와 관련해서는 한 영화잡지가 "본보 1면에 '전주국제영화제, 장애인 배려 안 해'라는 머릿글의 기사가 보도됐다. 정말 어이가 없는 보도가 많다"고 유 프로그래머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본보가 보도한 적이 없는 사례로 마치 영화제 흠집내기 보도에 앞장 선 것처럼 호도되면서 결과적으로 언론 본연의 기능인 건강한·합리적 비판 마저도 유 프로그래머가 주장했던 지역 언론의 '외압론'과 관련한 '흡집내기' 보도로 비춰진 상황이다.

 

영화제 조직위원회의 무리한 해임 조치, 이에 반발해 당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던 유 프로그래머의 글이 계속해서 퍼져나가면서 전주영화제가 멍들고 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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