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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것은 종이, 검은 것은 글씨?' 편견이죠

임성곤 서예전, 전주 아그배갤러리

▲ 임성곤 作 '마음의 여유'

서예계에서 젊은 작가가 드물다. 얼마 되지 않는 젊은 서예가들도 전업 작가로 활동하는 경우는 더 귀하다. 자연히 젊은 서예가의 개인전을 접할 기회도 많지 않다.

 

공자가 말하는 지천명 나이가 눈 앞이지만, 죽봉(竹峯) 임성곤씨(49)는 전북 서예계에서는 젊은 피다. 5년 전 조심스레 첫 개인전을 가진 그가 근래 거침없이(?)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나름 내공을 쌓았다는 자신감을 갖고서다. 지난해 봄 가을 두 차례 개인전을 연 데 이어 1년도 채 안돼 다시 초대전에 나섰다(1일부터 31일까지 아그배 갤러리).

 

20년 넘게 먹을 갈았지만, 그에게 서예작업은 항상 새롭다. 연륜이 깊은 원로들이 볼 때 아직 틀이 잡히지 않아 자신의 색깔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비판도 감수한다.

 

한글·한문·문인화를 넘나들면서도 그간 가장 공을 들인 게 한글 글씨. 한문은 여태명 선생에게서 배웠지만, 한글은 스스로 공부했다. 여러 좋은 글씨들을 보면서 좋은 점들을 골라 자기 글씨로 만들었다. 아직 쑥스럽지만 더 공을 들여 자신의 호를 딴'죽봉체'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다.

 

 

▲ 임성곤씨

그는 글씨뿐 아니라 종이와 장식 등 부수적 문제에도 신경을 쓴다.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다'는 게 그의 작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글씨에 색을 넣고, 종이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 종이에 커피를 뿌려서 고지의 느낌을 나게 하거나, 직사각형이 아닌 부채꼴 모양의 와이파이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종이를 동원하기도 한다. 회색 종이에 락스를 뿌려 탈색을 시키기도 하고, 화선지 주변을 먹칠해 시선을 중앙으로 이끌게 만든다. 글씨만으로는 지루함을 줄 수 있어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은 취지란다.

 

이번 전시회 주제는 '마음의 여유'. 고시조 15수를 한글로 쓴 화첩 등 36점의 소품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북서가협회 부회장, 우석대 평생교육 서예전담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죽봉서예원을 운영하고 있다. 김원용기자 kimwy@

 

△죽봉 임성곤 서예전=1일부터 31일까지 전주 아그배갤러리(경기전 옆).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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