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재균 전 전북대 총장(58)이 9월1일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 맞은 편에 '베아트리체 여성병원'을 연다. 이곳이 문화적으로 해석되는 것은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내과·외과·가정의학과·성형외과 등 각 전문의료진들이 협진해 감기환자마저도 여성만 진료하는 도내 최초 여성병원이어서가 아니다. 비좁은 대기실의 칙칙한 느낌을 연출하는 진료실이 아닌, 차 한 잔 마시고 그림을 감상하고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는 점에서다.
'튀어야 환자가 온다'는 시대 흐름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민간 병원이 여건상 이처럼 욕심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두 원장은 "진료는 여성 환자의 육체적 고통의 경감뿐만 아니라 환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개념으로 확장돼야 한다"면서 "진료를 문화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갤러리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의 하이라이트는 옥상. 앞이 탁트인 야외 카페 같은 이곳엔 원고 조각가 김영중(1926~2005)의 '여인'. 분홍빛 도는 화강암으로 여성의 곡선미를 낸 이 작품은 여성병원의 콘셉트와 딱 맞아 2.5톤 트럭까지 대동해 이곳으로 옮겨졌다.
4층까지의 계단 벽면을 활용한 전시 공간도 눈에 띈다. 두 원장과 손을 잡은 에이옥션(대표 서정만)은 지역 여성 작가들이 의기투합한 개관전'여성과 인연을 맺다'를 시작으로 2개월 마다 기획전을 내놓는다. 두 원장이 작품의 50%를 무조건 사들이는 파격적 조건이 제시된 이번 메세나는 지역에선 보기 드문 통 큰 사례.
에이옥션은 "이번 개관전이 철저하게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들을 위한' 자리로 기획됐다"면서 "지역에서 각자의 언어와 기법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견 여류화가 10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참여작가 윤완 신세자 차유림 김미화 김영란 서희화 김수진 이일순 김정미 김미라씨의 소품 2점씩 총 20점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솔화랑 컬렉션인 이왈종 이수동 안윤모 차규선 김창태 등 국내 유명작가의 작품도 준비된다. '여성과 인연을 맺다'전은 10월27일까지 이어진다. 문의) 063)237-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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