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땅에 잘 왔다."
지난 15일 본보 7층 회의실에서 열린 '201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양 우석대 명예교수는 축하 인사를 이렇게 요약했다. '등단'이라는 화려함 뒤에 따라오게 마련인 쓸쓸함과 외로움을 자산 삼아 더 좋은 글을 써달라는 당부였다. 얼떨떨한 얼굴로 앉아 있던 당선자 김정경(34·시) 강성훈(35·소설) 염연화(38·아동문학)씨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문학이라는 짝과 결혼식장에 들어선 이들의 기쁨과 걱정이 뒤섞인 듯 했다.
"말하는 것 보다는 노래하는 게 더 편하지만, 노래하는 것 보다는 시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제 몸 밖의 소리를 이야기로 옮겨 적는 부지런한 시인이 되겠습니다." (김정경)
"국문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소설을 써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매년 12월이 되면 뭘 하나 써야지 하는 생각에 재밌게 썼습니다. 그런데 활자로 제 글이 나온 걸 보니까 너무 부끄럽더라구요. 그래서 부끄럽지 않은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성훈)
"다른 습작은 오래 했어도 아동문학을 한 것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아직 더 떨어지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덜컥 되니까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좋은 글 쓸 수 있게 공부 많이 하겠습니다."
가천문화재단이 후원한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시 1296편(311명), 수필 422편(187명), 소설 179편(170명), 동화 155편(151명) 등 총 2052편으로 글쓰기로 존재감을 확인하고픈 '50대의 반란'이 두드러졌다. 당선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온 선배 문인들은 "상은 호된 회초리 같은 것이기도 해서, 또 더 쓰라고 주는 것"이라면서 "등단을 계기로 창작의 샘을 파며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마찬가지로 50대 출품작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러나 정작 당선작은 30대에서 나온 것을 보면서 문학이 사회 현실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는 어둡고 암울한 사회일수록 문학의 저변이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세상의 산봉우리에는 정상이 있지만 문학의 길에는 정상이 없듯 각자의 산봉우리를 높이 쌓아 올리라"고 전했다.
정군수 전북문인협회 회장도 축사로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인해 뜨거운 창작열을 가진 작가들을 먼저 만나게 돼 봄의 온기를 일찍 쬔 것 같다"면서 "우리말과 글을 더 다듬어서 세상을 빛나게 하고, 인간을 이롭게 하는 글쓰기를 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을 비롯해 심사위원 전일환 정 양 서재균씨·문인 국중하 기명숙 김경희 김재희 김저운 김정웅 김계식 김동수 김문덕 김용옥 김한창 류희옥 문병학 박귀덕 박예분 복효근 서정환 소재호 신귀백 안 도 안 영 오하근 유대준 유인실 윤석조 윤이현 은종삼 이목윤 이소애 이영종 이운룡 이윤상 임명진 장태윤 정군수 정희수 최기우 최정선 황봉식 허소라 허호석씨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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