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원장은 오디션을 통해 지난 3년 간 예술단 내 해직자가 한 명도 없는 게 문제라는 등식에 반기를 들었다. 오디션 제도가 해직자를 내놓진 않았으나 실력이 떨어지는 단원들의 직급을 강등시켜 자극을 줬다는 것.
하지만 원장의 입장은 도와 각 단장들의 입장과는 간극이 커 보였다. 정진숙 도의원이 최근 임시회 도정 질의에서 예술단 단원 충원 계획에 대해 묻자 김완주 도지사가 인력 선순환을 전제로 한 재검토를 밝힌 바 있었다. 단장들도 뒤늦게 "다소 기량이 떨어지는 단원들을 정리했어야 한다"는 자성론을 폈을 정도다.
그런데 원장은 예술단 내 해직자가 생겨도 지금으로선 곤란하다는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 단원 충원을 장담할 수 없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1년 이상 걸리는 데다 객원 단원 인건비로 인해 공연 제작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 신입 단원을 뽑아주길 기다리며 7년을 버틴 예술단이 과연 단원 충원을 전제로 한 1년을 못 기다리겠다고 할지 의문이 들었다.
뒤이어 원장은 지난 5일 열린 자문위원회를 통해 재임용 결정을 내린 정정원 공연기획실장 옹호론을 폈다. 정 실장이 재직한 1년은 공연기획실 업무를 파악하는 정도에 그친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평가로 A등급 받은 점을 고려해 2년 재임용을 했다는 게 요지다. 공연기획실장은 공무원이 아닌 까닭에 예산 집행과 관련해 손과 발이 사무국에 묶여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신분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각 단을 총괄하는 예술감독이 아닌 공연기획실장의 애매한 역할과 신분에 대해 여론이 지적할 때 기우라고 안심시킨 곳이 바로 국악원이었다.
원장은 더 나아가 국악원이 도 산하 사업소로서 9명 공무원과 권한·책임이 없는 상임 단원 135명으로 구성돼 있어 행정인력을 더 늘려야 업무가 더 효율적일 거라는 뜬금없는 논리까지 폈다. 예술단 단원 보충은 미온적이면서도 행정 공무원 충원을 적극 피력하는 그의 이야기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조용히 있다 떠나가고픈 2년 임기의 공무원 원장이 아니라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춘 민간인 국악원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왜 자꾸 나오는지 도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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