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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위상 하락은 조직 내분·갈등 탓"

전주대사습 학술 세미나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이하 전주대사습)가 중·장기 발전을 담보하려면 주최·주관자인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문화방송과 전주MBC, 전주시의 갈등·배척의 고리 대신 새롭고 건강한 고리로 엮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대사습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주최·주관 측이 지난해 '공동 추진위원회'(가칭)을 발족했다가 올해 다시 없던 일이 되면서 대사습 중·장기 발전안 고민은 원점으로 돌아간 데 따른 문제의식이다.

 

지난 8일 오후 3시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전주대사습 학술 세미나'시대를 넘다'에서 토론자로 나선 김은정 전북일보 선임기자는 "전주대사습 심사의 불공정성에서 비롯된 대회의 위상 추락 배경엔 조직의 내분과 분열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매번 대사습보존회 이사장 선거 등으로 인해 빚어지는 내분·갈등과 거리를 둬야 전주대사습의 위상도 바로 잡을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주시·문화방송·전주MBC·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이하 대사습보존회)가 주최·주관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경연대회가 꼭 필요한가에 관한 양비론도 맞섰다. 국악평론가 전지영씨는 '오늘날 전주대사습이 경연으로서 가지는 역할과 위상'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과거엔 전통예술의 전승·인재 육성이 소외받았다면 현재는 정규 교육과정은 물론 무형문화재 제도로 보장받고 있기 때문에 경연대회는 전공자 내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스펙쌓기용 경연으로 변모됐고 국가가 주는 대통령상과 병역 혜택를 통해 권위를 보장받으면서 지자체 성과주의와 결합됐다"고 진단했다. 대안은 "대사습이 전통예술의 보존·전승·인재발굴이라는 1960년대 취지에서 벗어나 전통의 시대적 의미에 대한 합리적 설득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김은정 선임기자는 반론을 폈다. "전주대사습이 지자체 과도한 경쟁 열기로 만들어진 수많은 경연대회와 비슷해졌으나 민중들이 판소리를 즐기고 향유했던 역사가 있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자발적 동의가 권위로 부여된 경연대회였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김 선임기자는 이어 "전통의 시대적 의미에 관한 합리적 설득에 공감한다. 다만 아마추어 소리꾼 혹은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도 필요하지만 전문성 있는 출연자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객석 평가의 틀을 개방하는 방식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극작가 최기우씨(전주대 겸임교수)는 개최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대통령상이 수여되는 대통령에 인정받을 것인가, 국민에게 인정받을 것인가, 국악인들로부터 인정받을 것인가"라고 물은 뒤 관성적 사고의 틀에서 바라보는 경연과 관련해 발상의 전환을 요구했다. 그 연장선에서 "어딜가나 있는 대통령상을 없애는 대신 판소리 무형문화재 혹은 원로국악인들의 이름·사인이 들어간 상이나 신춘문예처럼 각 부문별로 딱 한 명에게만 상을 주는 방식, 이미 대통령상을 탄 명창이라 하더라도 계속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넓혀주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함한희 전북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기형 고려대 교수가 '전주대사습놀이의 연원과 문학적 의미'를 주제로 발제했고, 토론자로 원도연 원광대 교수와 황미연 전북문화재전문위원도 참여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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