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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두레 , 성공위해 사업목적 뚜렷이 해야"

마당, 수요포럼…목표·역할 두고 열띤 논의 / "수익창출·공동체 형성 놓고 향후 논란될 것"

▲ 지난 19일 오후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 세미나실에서 사회적기업 마당이 ‘관광두레 사업, 새로운 지역관광 패러다임을 제시할까’를 주제로 수요포럼을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관광두레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사회적기업 마당

주민 참여형 관광사업인 관광두레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업 목적을 뚜렷이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공동체 형성과 수익 창출을 모두 달성하기 어려운 만큼 사업의 실행자인 관광두레PD(피디)의 역할을 통해 영역을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회적기업 마당은 지난 19일 오후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 세미나실에서 ‘관광두레 사업, 새로운 지역관광 패러다임을 제시할까’를 주제로 수요포럼을 열었다. 이날 이세영 문화저널 편집팀장의 사회로 김성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송광인 전주대 교수, 박종석 공정여행 풍덩 대표와 경용주 김제 관광두레PD, 김상곤 부안 관광두레PD, 박찬용 남원 관광두레PD, 박희축 무주 관광두레PD가 토론자로 참석해 활발한 논의를 펼쳤다.

 

관광두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을 기반으로 주민 스스로 법인체를 만들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별로 선정된 관광두레 피디가 관광자원을 발굴·사업화하고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끈다. 문체부는 지난해 5개 시·군에서 시범 실시했으며, 올해 전국 20개 지역과 23명의 관광두레 PD를 선정했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부안과 함께 올 김제와 남원, 무주가 대상지다. 이 지역은 3년간 관광사업 창출 멘토링과 홍보·마케팅, 지역특화 관광사업 모델 개발,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이 이뤄진다.

 

관광두레 사업을 기획·총괄하는 김성진 연구위원은 “그동안 시설 중심의 여러 지역관광사업이 실패했고 기존 사회적기업이나 체험마을 등도 재정 지원이 끊기면 자립이 어렵다”며 “아무리 관광객이 많이 와도 지역의 소득창출과 연계되지 않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주민이 주도적으로 관광사업을 만들도록 자립활동이 필요하다”고 사업의 배경과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시설 지원 대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주민의 조직화로 정책의 전환을 꾀하는 관광두레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세부적인 실행 영역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소득과 연계되지 않을 경우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을 전망인데다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장기간 소통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김성진 연구위원은 “바늘로 연못을 파는 일이지만 1년차에 후보를 발굴하고 공감하는 사람을 찾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2년차에는 조직의 경험을 쌓고, 3년에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앙 정부는 관광두레를 브랜드로, 지역은 고유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제적 가치와 함께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다”고 보탰다.

 

이에 송광인 전주대 교수는 “의도는 좋지만 사회적기업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이 드물고 집단이 소득 창출을 하기란 매우 어렵다”며 “최종 목표를 수익 창출인지 공동체 형성으로 잡을지는 향후 논란이 될 것이다”고 제기했다.

 

아울러 송 교수는 “기존 농촌관광이나 체험마을 가운데 잘 하는 곳에 재정을 투입해도 성공이 어려운 상황에서 1년차에 사업을 조기 개척해 최종 3년차에 사업화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10곳 가운데 1곳만 되도 성공이다”며 “가능성 개발과 조직화는 실현 가능하겠지만 사업 아이템으로 수익을 내는 목표는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박종석 공정여행 풍덩 대표는 장기전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수익이 발생하면 공동체는 자연히 살아난다”며 “사업 초기 의욕으로 성과가 따르지 않고, 지속적인 주민 커뮤니티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여행과 연계하는 숙박, 음식, 체험 등을 주민이 모두 직접 운영하지 못하는 만큼 일정 부분은 우리가 경영하고 전제 조건으로 지역민과 익숙해지는데 3~5년이 필요했다”고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지난해부터 사업에 참여한 김상곤 부안 관광두레PD는 누에타운 주변 유유마을의 변화를 예로 들며 “관광두레 사업으로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누에타운에는 연간 12만 명 이상 찾는데 마을과는 연계가 안 되는 상황에서 주민이 필요성을 느끼도록 자원조사를 하며 기다렸고 이제는 그들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체험을 확대하고 있다”고 들려주었다.

 

이날 사업 목적에 따른 관광두레 피디의 역할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김성곤 피디는 “역할에 대한 지침서가 없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표는 거창한 만큼 현실을 반영해 공동체 활성화 또는 수익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찬용 남원 관광두레PD는 “지역에서 주민의 자발적 수요는 많지만 지원 시스템이나 조직화가 관건인 만큼 피디 역할을 최소화하고 주민 스스로 동력을 찾도록 해야 한다”며 “일단은 사업 과정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진 연구위원은 “그동안의 농어촌 체험마을, 마을기업 등이 소득을 창출하지 못한 이유는 고유의 차별성이 없고 탄탄하지 못해서다”고 진단하며 “피디가 조직을 찾아내면 분석하고 세무 법률 경영 등 전문가 멘토링도 지원해 경험을 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득은 조직의 특성에 따라 다르며, 이를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광인 교수는 “기존 수요를 늘리는 게 아니라 있는 상품을 묶는 형태로 간다면 피디 역할을 수익창출 모델 발굴이 아닌 조직화로 한정하고 네트워킹 상품을 짜는데 그치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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