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금강송은 강원도 고성 산이며, 근처 팻말에는 ‘12그루는 12개월을, 24그루는 24절기를 표현한 것으로 농도(農道)를 표현 했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지난해 늦봄부터 이곳에는 23그루의 소나무만이 자리하고 있다. 한 그루의 소나무가 병에 걸려 전염 위험을 없애기 위해 뽑아낸 것이다. 지난해 겨울부터 도청에 출입한 기자는 24그루의 금강송이 온전히 도청사 일원을 지키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이와 관련, 그동안 3차례에 걸친 문의에 대해 청사관리계는 ‘식재 적기’ 및 ‘예산’ 등을 이유로 어물쩍 넘기다가, 몇 달 전 이에 대한 소명이 적힌 임시 팻말로 소나무를 대체했다. ‘식재 적기에 맞춰 꼭 심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하지만 소나무 식재 건은 올 추경 및 내년도 예산 편성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가 환기를 목적으로 멀쩡한 창문 교체에 2년간 6억원을 책정했지만, 소나무 한 그루의 빈자리를 메울 예산은 편성하지 않은 것이다.
전북도청사 일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강한 상징성을 지닌다. 그런데 입구부터 이 모양이라면 도청을 찾는 사람들에게 지역이 엉성하고 안일하며 게으르다는 인상을 줄 여지가 있다. 또 지척의 팻말에 버젓이 24절기를 언급했기에, 현재의 23그루는 불완전하고 뭔가 모자라다는 의미도 준다.
더욱이 금강송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며 예부터 궁궐이나 숭례문 등의 건축에 쓰인 귀한 나무로, 만세(萬世)에 걸친 지역 번영의 염원을 담은 상징물이라고도 해석될 수 있다. 이것은 작아 보이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결코 작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는 현상이며,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다.
24절기를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는 23그루의 소나무가 자주 눈에 들어온다. 그렇잖아도 예산·인사·경제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전북의 모습과, 소나무 조경의 불완전함이 겹쳐 보여 마음이 좋지 않다.
전북도 행정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을 상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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