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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축제 개막작 '청-얼라이브' 연습 현장 "현대적 스타일로 전통소리 들려드릴게요"

지역 젊은소리꾼 13명·연주자 6명 이색 판소리극 기대 / 머리 염색 등 '파격'…시대가 원하는 형식으로 창 담아

▲ 소리축제 개막작 ‘淸-Alive’ 출연진들이 박재천 집행위원 지휘 아래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매해 소리축제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공연은 개막작이다. 하나의 공연이 축제 전체의 방향성과 평가 기준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리트머스 시험지의 역할로 보자면 박재천 집행위원장이 연출하는 ‘淸-Alive(청 얼라이브)’는 음악적 측면에서 원형과 파격이라는 올 축제의 열쇳말에 딱 들어맞다. 판소리를 중심에 두고 가락을 현대적으로 편곡한 이색적인 판소리극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 출신의 젊은 소리꾼 13명과 연주자 6명으로 무대를 채우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동안 제기된 지역 국악인에 대한 소외론을 불식하는 한편 미래의 명창 명인에게 큰 무대에 서는 경험도 제공한다.

 

더불어 ‘淸-Alive’의 포스터 제작 과정도 뒷이야기로 회자되고 있다. 박 집행위원장이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호수에서 몸집이 아담한 사무국 직원에게 부인인 재즈 피아니스트 미연 씨의 옷을 입혀 사진 촬영한 이미지다. 여기에 ‘淸’이라는 글씨는 박 집행위원장 본인이 수백 번의 연습 끝에 고른 글자다.

 

개막작은 오디션을 거쳐 발탁한 출연진 모두가 주인공이다. 대목마다 돌아가며 심청이의 역할을 한다. 각자의 무대와 노래가 펼쳐진다. 출연진은 개막작을 위해 형형색색으로 머리카락을 탈색·염색하며 개성을 드러냈다.

 

심청이가 아역에서 어른으로 변하는 장면을 맡은 이효인 씨(20)는 “정박자에 맞춰 창을 하는 게 가장 어렵다”면서도 “모악당의 공연을 관람만 하다 실제 그 무대에 선다는 자체가 두렵기도 하지만 언니 오빠들이랑 같이 해 재미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거문고를 전공했지만 소리로 오디션을 본 맏언니 김나랑 씨(33)는 “개막 공연을 위해 머리카락을 빨갛게 물들였다”며 “처음 음악을 듣고 파격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현대적 소리와 접목하면서 이게 될까 했는데 되고 있다”고 들려주었다.

 

‘淸-Alive’은 주인공 또래가 원하는 소리와 비주얼을 설정하고 관람객의 관심을 음악인 창으로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벽을 낮춰 동시대가 원하는 스타일로 전통의 소리를 맛보게 한다는 의도다. 더불어 김청만 명고 등 11명의 고수가 등장해 이들의 목청을 뒷받침한다.

 

개막작 음악의 편곡을 맡은 미연 씨는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반주에도 충분히 창을 할 수 있다”며 “판소리를 훼손하지 않고 더욱 부각하도록 세련되고 현대적인 소리를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박 집행위원장은 ‘淸-Alive’를 생선회에 비유하며 설명했다.

 

그는 “회를 예쁜 접시에 담아 정교하게 장식하고 귀하게 내놓는 것처럼 시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정갈하고 맛있게 준비했다”면서 “작품의 파격이 화제가 되길 바란다. ‘이런 것도 있구나’라는 상호 작용이 이뤄져 판소리의 범위가 넓어지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淸-Alive’는 단순한 개막작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인 공연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수개월 동안 정성을 들여 만든 만큼 올해 축제 기간에는 개막일과 다음날까지 2번 공연을 하며, 내년이나 그 이후에도 일반 프로그램에서 공연을 올리고 다른 지역에서도 무대에 서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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