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의 다른 한 축인 월드뮤직. 올해도 어김없이 낯설지만 공력이 남다른 그들이 왔다. 무지개처럼 다양하지만 소리라는 하나의 울림으로 무대를 꾸미는 대가를 만나보자.
- 한국에 유학온 생황 연주자
△곽량과 오성(五聲)
중국 전통음악을 전공한 생황(笙簧) 연주자 ‘곽량(郭亮)’. 그의 연주는 화려한 기술과 전통 및 현대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전북대 예술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어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학업과 연주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생황은 대나무 관과 금속이 만나 화성을 내는 관악기다. 남미의 반도네온처럼 구슬픈 소리가 특징이다. 곽량 씨는 이번 공연에서 생황의 모양에서 전해지는 다채로움처럼 다양한 울림과 이야기를 전달한다.
생황과 함께 연주하기 위해 다섯 개의 소리로 ‘오성(五聲)’이 뭉쳤다. 아코디언에 중국 연주자 왕 하이킹, 장구에 전국고수대회 대명고부 최우수상을 받은 최만, 해금에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원 장윤미, 가야금에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원 백은선 씨를 비롯해 판소리에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원 차복순 씨가 곽량 씨의 생황 선율과 하모니를 이룬다. 언어와 국경을 초월한 연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10일 오후 5시 전주향교)
- 서아프리카 하프 선율
△소나 자바테
올 소리축제에는 여성 ‘코라’ 연주자 소나 자바테(Sona Jobarteh, 감비아)를 만날 수 있다.
21현의 코라는 서아프리카 그리오 가문에 전수되는 만딩고족(族)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악기다. 카리스마 넘치는 소나 자바테는 노래와 작곡, 프로듀싱까지 망라하는 멀티 아티스트. 그는 세계 유명 음악가와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하고, 영국 로열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의 협업으로 음악 세계를 넓히고 있다. 섬세하면서도 강한 리듬, 여리면서도 매혹적인 코라 연주를 접할 기회다.(11일 오후 7시 경기전 앞, 12일 오후 7시 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
- 마음 두드리는 '두둑'
△아라익 바티키안&듀오 샤빌
두둑(duduk)은 약 3000년의 세월을 간직한 악기다. 살구나무 속을 깎아 만들어 바람을 연주하는 소리를 낸다.
올 소리축제에는 아라익 바티키안(Araik Bartikian, 아르메니아)과 듀오 사빌(Duo Sabil, 요르단·이스라엘)이 ‘공기반 소리반’의 연주를 들려준다. 목관악기의 깊고 풍성한 음색이 한옥마을을 적실 예정이다.
아라익 바티키안은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아르메니아 전통음악 대가들로부터 고루 영향을 받았다. 지난 2006년 영국 웨일즈의 랑골렌 국제음악 아이스테드포드 축제(Llangollen International Musical Eisteddfod)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거장이기도 하다.
전통 아랍 유산과 수피에 근간을 둔 듀오 사빌의 음악은 종교적 분쟁과 비극 사이에서 파생한 긴장을 안고 있다. 지난 1998년 듀오를 결성한 뒤 팔레스타인 재단의 후원을 받아 2012년 발매한 첫 앨범은 영국 송라인즈 매거진과 프랑스 방송 채널 ‘메조(Mezzo)’에서 깊이 있는 월드뮤직으로 평가받았다.(10일 오후 5시 전주향교)
- 페르시아 애환 담아
△시알크 앙상블
동서양의 문명을 연결했던 페르시아 제국의 음악적 유산을 바탕으로 한 ‘시알크 앙상블(Sialk Ensemble, 이란)’이 전주를 찾았다. 보컬(Vocal) 모하마드 모하메디(Mohammad Motamedi), 전통 악기인 네이(Ney)에 파샤 한자니(Pasha hanjani), 타르(Tar)에 아자드 미자푸어(Azad Mirzapour), 다프(Daf)에 호세인 레자이니아(Hossein Rezainia)로 이뤄진 이들은 찬란한 문명으로 사막을 지배했던 옛 제국의 아련함에 깊은 감성을 담았다. 더블빌 공연으로 정가와 함께 같은 무대에 선다.(11일 오후 5시 전주향교)
- 자연 영혼 노래하는 여인
△남가르
보컬리스트인 ‘남가르(Namgar)’는 러시아 연방의 일부인 부랴트 공화국 소속이다. 그는 부랴트 부족의 신화 등을 옛 방식 그대로 노래하거나 희미해져가는 부랴트와 몽골의 전통 음악과 현대의 모던락, 재즈 등을 그만의 색으로 혼합하며 활동하고 있다. 하얀 구름이라는 뜻의 남가르는 시베리아에 근접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자연과 함께 자라며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음악적 유산으로 사라져 가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11일 오후 4시 경기전 앞, 12일 오후 4시 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
- 11개국 전통 악기 한 자리
△국립극장 문화동반자 공연
지난 2005년부터 야심차게 시작된 국립극장의 문화동반자 사업 결과물이 소리축제에서 선을 보인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11개국의 전통악기가 한 무대에 올라 펼치는 협연으로 쉽게 볼 수 없는 진귀한 향연이 펼쳐진다.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몽골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악기와 DR콩고 가나 나이지리아의 전통음악이 한 무대에서 만난다.(10일 오후 7시 경기전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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