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시스템 유지관리비 대행수수료의 목적외 사용으로 논란을 빚었던 전북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버스조합)이 교통카드 시스템 유지보수 하청업체인 J사와 유지보수비 명목의 이면합의서를 작성, 수 년간 ‘교통카드 수수료’에서 지급된 유지보수비 일부를 빼돌려 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2일자 4면 보도)
버스조합은 이면합의서를 통해 교통카드 시스템 유지보수 원청업체인 M사가 J사에게 지급한 유지보수 비용 일부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J사 대표 A씨는 16일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폭로했다.
A씨에 따르면 J사는 지난 2011년 버스조합과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 계약을 맺고 있던 M사와 하청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은 전북지역에 설치된 M사의 교통카드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조건으로 월 1650만원을 지급받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J사와 버스조합은 ‘교통카드 시스템 유지보수비’ 명목의 이면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J사는 M사에서 매월 유지보수비 등으로 받은 1650만원 중 100만원을 버스조합 명의의 계좌가 아닌 조합이 지정하는 계좌에 입금하도록 명시돼 있다.
J사는 이 합의에 따라 27개월간 버스조합에 2700만원을 지급했고, 버스조합은 이를 조합원 경조사비와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비용은 시민들이 내는 버스요금의 일부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교통카드 수수료와 유지보수 비용 등을 낮춰 조합의 수익이 증대되면 그만큼 자치단체가 주민들의 세금으로 지급하는 보조금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버스조합의 이같은 뒷거래는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버스조합은 이면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상대방의 사전 서면 승인 없이 당사자를 제외한 제3자에게 합의서를 유출하거나 타목적에 사용해서는 안 되며, 상대방이 요구하는 비밀사항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고, 이는 계약 만료 후에도 유효하다’는 문구를 삽입, J사의 입을 막아왔다는 게 J사 대표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M사와 하청계약 당시 유지보수비로 월 1300만원을 받기로 했지만, 경영난을 겪고 있던 터라 이를 1650만원으로 올려줄 것을 조합을 통해 M사에 청탁했다”면서 “유지보수비가 인상된 뒤 조합이 답례로 월 200만원을 요구해와 협의 끝에 100만원으로 조정했고 을의 입장에서 조합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A씨는 또 “나도 뇌물 공여자가 돼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을 각오하고 조합의 비리를 폭로한다”며 “조합이 영세한 관리업체에 지속적인 상납을 요구한 것에 대해 법적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버스조합 관계자는 “J사에서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으로 받은 것은 아니며 양자 간에 합의를 통해 진행된 거래다”면서 “받은 돈은 고생하는 조합 직원들을 위한 회식비나 복지후생비 등으로 사용했으며 조합 간부들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돈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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