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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을 전북 발전 기회로 삼자

정치적 구심점 약한 전북, 예산배정·인재등용 찬밥 / 지역 국회의원 분발해야

▲ 상무이사·주필

전북의 정치적 영향력이 작아졌다. 호남권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전북의 정치적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다. 이에반해 충청권은 세종시 건설 등으로 인구가 늘어나면서 국회의원 수가 늘어 나는 등 중앙정치 무대에서 목소리가 커졌다. 충청권은 정치적 영향력 강화를 위해 영남권과 합종연횡을 모색한다. 종전에는 한국정치의 축이 영남 대 호남이었던 것이 지금은 영충권으로 그 세력이 옮겨가고 있다.

 

충청권 사람들은 “자신들 지역에서만 아직껏 대통령이 배출되지 못했다” 면서 “지역균형발전과 동서간의 지역감정 완화를 위해서도 이번에는 충청 출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대권후보군으로 일찍 부각된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충청권에서 지지도가 높게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다. 반 총장이 새누리 텃밭에서도 지지율이 높은 건 친박이 그를 적극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의 전선은 충청권이 중심축이 되면서 영남권에서 뒷받침하고 있는 형국이다. 충청권 사람들은 전략적 선택을 할 줄 안다. 어떻게 그림을 그려 투표하는 것이 자신들 한테 이로운가를 아는 사람들이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여야를 가리지 않는 투표 결과를 보여왔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전북으로서는 이들의 정치적 선택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우리 한테는 내년 대선이 기회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호적인 후보가 당선되지 않으면 전북은 또 5년간 희망이 사라진다. 이명박 대통령 때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북에서 지지율이 더 높게 나타났지만 집권 4년차를 맞고서도 전북은 찬밥신세다. 도민들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예전보다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행여나 하고 기대를 걸었다. 박 대통령도 선거 때 인사탕평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개각 때마다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무장관 시대가 계속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기대 보다 포기에 가깝다. 굳이 구걸해 가면서까지 장 차관 한들 뭘하겠느냐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깔려 있다. 얼마나 실망이 컸으면 다음 정권으로 기대를 걸겠는가.

 

그간 전북은 네덜란드의 성공한 식품산업을 모델로 삼고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물류기지를 로테르담항처럼 새만금 신항으로 잡고 생산기지를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로 잡았다. 여기에다가 농촌진흥청 등 농업 관련기관이 모두 혁신도시로 이전해왔기 때문에 산학연 체제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우수한 농업인력을 배출하고 연구 인력을 전북대 등 지역 대학에서 갖춰 놓았기 때문에 산학연 체제만 잘 운영된다면 전북은 식품수도로 발전해 갈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얼마나 정부가 의지를 갖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새만금 신항만 건설도 언제 완공될지 불투명하다. 그 만큼 전북에서 추진하는 국가사업이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하다. 식품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갖춰 놓고도 국가예산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애를 태운다.

 

국가예산 확보와 인재 등용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할 과제다. 중앙 무대에서 전북의 목소리를 키우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 전북은 정치적 구심점이 약해 송하진 지사가 전북 몫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호남권으로 묶어 놓은 것이 피해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웃 광주와 전남만 좋은 일 시켰다. 총선과 대선 때마다 광주 전남과 공조했던 것이 별 게 아니었다. 현실 정치가 냉엄하다는 것을 알지만 이렇게 전북이 푸대접 받고 살아야 하는지 의문만 쌓인다.

 

도민들은 자신의 한표가 직간접적으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몰랐다. 지역정서에 편승해서 투표를 하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나무만 봤지 전체적으로 숲을 보지 못했다. 이젠 더 이상 감성투표를 하면 안된다. 내년 대선을 전북 발전의 기회로 삼으려면 이성적인 투표를 해야 한다. 어떤 후보를 지지해야 나라와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장관 자리 안준다고 국가예산 안준다고 앉아서 탓할 일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략적 투표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충청도가 영남과 보이지 않게 정서를 공유해가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운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4·13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었기 때문에 야권 단일화만 이뤄지면 정권교체는 가능하다. 도민들도 삶의 질과 국가 발전을 위해 대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예산과 장 차관 자리는 정치적 영향력으로 결정난다. 다시금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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