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새 정부가 출범한다. 경제회복, 민생안정, 정치개혁, 한반도 평화정착 등 국정과제들이 산더미다. 지친 국민들은 유능한 새 개혁정부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
현실을 보자. 새 대통령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우리의 어제와 오늘이 하루아침에 바뀔까. 불투명하고 두려웠던 어제가 본 미래는 새정부 출범과 더불어 금새 희망적인 내일의 미래로 변할까. 물론 좋은 리더십과 강한 개혁의지를 가진 새 사령관이 등장해 대한민국호를 잘 지휘하면 분명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리더인 대통령이 제대로 된 방향을 설정하고 일꾼인 대한민국 정부조직과 관료가 호흡과 균형을 맞춰야 가능한 일이다.
한국사회는 더 이상 구조개혁을 미룰 수 없는 지점에 와있다. 개혁의 일차적 권한과 책임은 정부에 있다. 그런데 국가와 사회 개혁에 앞선 것이 정부개혁이다. 거기서 추진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개혁을 위한 비전과 전략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새 정권이 정부개혁의 목적(why), 방법(how), 내용(what)에 대해 뚜렷한 답을 가지고 있느냐가 가늠자이다.
첫째, 왜에 대한 답이다.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 모든 정부개혁의 출발은 여기서 시작된다. 정부는 국민에 대한 공공 서비스 제공을 위해 존재한다. 행정과 정책의 주인은 국민이고 정부는 대리인임을 관료들은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 왜곡된 현대사로 인해 주객이 전도되었던 관피아, 정피아의 시절은 주저 없이 떠나보내라. 앞으로는 주인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일꾼으로서의 관료와 정치인의 제 자리를 찾으라. 뭍으로 올라온 세월호가 누가 주인인지를 새삼 되새겨 주고 있지 않은가.
둘째, 방법에 대한 답이다. 국가능력의 향상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개혁 비전을 천명하더라도 실행전략이 부실하면 배는 산으로 가게 된다. 정책주체인 행정부의 조직체계가 조직이익중심이 아니라 민생문제 해결중심의 편제로 짜져 있어야 한다. 정부는 거대한 조직이다. 대한민국 정부 출범 이래 정부가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정부조직도 크고 작게 바뀌었다. 같은 대통령의 임기 중에도 수차례 바뀌는 등 빈번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역대 장관의 평균 임기는 선진국들에 비해 짧았다. 2013년까지 평균 재임기간은 13.8개월이었다. 비슷한 기간 미국은 약 3년, 유럽 국가들은 약 4~6년이었다. 장관이 일 좀 하는가 싶으면 짐을 싸야했다. 당연히 정책의 연속성, 안정성, 예측가능성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정부조직이 바뀔 것이다. 국리민복이라는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하면 정부조직도 마땅히 개편해야 할 것이다. 이 때 경계할 것은 부처이기주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각 부처들은 권한, 인력, 예산을 늘리고자 사활을 건 싸움을 해왔다. 새 정부 각 부처는 조직이익이 아닌 국가능력 향상방법 찾기에 명운을 걸어라.
셋째, 개혁의 결과에 대한 답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해답은 정치경제 제도를 포용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MIT 경제학과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와 하버드대학 정치학과 제임스 A. 로빈슨 교수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에서 새 정부가 지향해야 할 개혁의 결과상을 명확히 제시했다. 예외 없이 민족과 국가의 흥망성쇠는 구성원 대다수를 위한 포용적 정치경제제도를 구현해 냈느냐 아니면 소수만을 위한 착취적 제도를 고착화해 왔느냐에 따라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새 정부 대통령 이하 정치인과 관료들이 ‘왜’, ‘어떻게’, 그리고 ‘무엇’에 대한 혜안을 갖고 주인인 국민을 제대로 섬기는 참된 정부개혁을 실천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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