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가 직접 내려와 조선소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고 하기에 부푼 가슴을 안고 기분좋게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 술 한잔 마셨습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기로 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돌연 전북 방문 일정을 취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민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30일 마지막 조업 수순에 들어간 군산조선소 사태와 관련, 이 총리가 직접 발표를 통해 재가동과 관련한 ‘가뭄 끝 단비’같은 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애초 29일 오전 10시 전북도청에서 도지사와 군산시장, 도의장, 군산시의회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을 목전에 둔 근로자와 이미 조선소를 떠난 실직자, 폐업했거나 업종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협력업체,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도민들은 큰 기대를 가졌다.
이를 대변하듯 지난 28일 밤 군산 오식도동 상권은 삼삼오오 모인 근로자들의 웃음띤 술자리가 이어지는 등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총리가 돌연 전북 방문을 연기하고 예고됐던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이 현실이 되면서 기대는 실망과 허탈감으로 변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조선소 근로자와 도민 대부분은 ‘새 정부가 반드시 군산조선소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믿음을 갖고 지켜본다’는 입장을 보였다.
군산조선소 협력업체 관리자로 근무했다가 지난 5월 초 실직한 유모 씨는 “새 정부가 출범한 뒤 매일 같이 희망적인 뉴스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이제나 저제나 연락이 올지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 총리의 방문 일정이 틀어지면서 뭔가 잘 못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정부의 노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소속 한 근로자도 “이 총리가 방문해 조선소와 관련된 발표를 한다고 해 예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며 “오랜만에 이들에게 전화해 좋은 소식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통화했는데 조선소가 끝내 문을 닫게 돼 정작 나부터도 당장 울산 본사로 가게 될 처지에 놓였지만 여전히 조선소가 재가동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군산조선소 한 협력업체 대표 역시 “정부가 직접 나서고 있는데 세계 최고의 설비를 갖춘 군산조선소가 문 닫을 일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하지만 조선소가 당장 재가동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가동 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지나야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 기간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김동수 군산상공회의소 회장은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관련해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면 좋은 선물을 주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밝혔다.
군산=문정곤 기자·이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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