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지사 "불확실한 보도 탓" 일부 언론에 분개 / "대통령 방미 때문에" 해명은 비현실적 지적도
29일 전북을 방문해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기로 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돌연 전북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 이 총리의 전북 방문 연기 배경에는 송하진 도지사도 모르는 일부 언론의 ‘군산조선소 재가동 방안 보도’도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 지사는 “내가 모르는 군산조선소 재가동 방안이 있을 수 있느냐. 언론의 지나친 보도가 도정을 망친다”며 일부 언론의 불확실한 보도에 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역 언론의 보도를 문제삼아 전북 방문을 연기했다고 보기에는 군산조선소 정상화가 지역의 절실한 문제라는 점에서 또 다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낙연 총리는 애초 29일 오전 10시 전북도청 4층 접견실에서 도지사와 도의장, 군산시장과 군산시의회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일정이 잡혀있던 송하진 도지사의 민선 6기 3주년 성과 보고 기자간담회가 연기됐고 문동신 군산시장 역시 캐나다 해외순방 일정을 연기했다.
그러나 28일 오전 11시 45분께 총리실은 전북도와 군산시에 이 총리의 전북 방문 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총리실은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28일부터 3박5일)으로 국무총리가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은 오래전부터 잡혀있었다는 점에서 이 총리가 이를 모르고 전북 방문 일정을 잡았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총리의 전북 방문 연기에 전북도와 군산시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북 방문 계획이 확정되기도 전에 확인되지 않은 군산조선소 재가동 방안이 흘러나오면서 부담을 느낀 이 총리가 전북 방문을 연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송하진 지사는 이날 불확실한 언론 보도에 강한 유감을 밝혔다.
송 지사는 “군산조선소 가동이 중단되기 전, 7월 이전에 반드시 전북을 방문해야 한다는 간곡한 부탁을 이 총리가 받아들였는데 일을 그르쳤다”고 밝혔다.
군산조선소 재가동의 ‘선물 보따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총리 방문을 기다렸던 도민들은 갑작스런 방문 일정 연기 소식에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7월 1일자 가동중단을 공시한 현대중공업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재가동과 관련한 구체적 정부 계획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이 총리의 전북 방문 계획은 ‘선물 보따리’가 아닌 ‘전북 민심 달래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산조선소의 해법보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해명하고 좀 더 기다려 줄 것을 요청하는 자리가 됐다면 도민들의 실망감이 더 컸을 것이란 지적이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군산)은 “그제 이 총리와 면담했지만 군산조선소 재가동 해법과 관련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며 “최근 현대중공업이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토로하며 정부를 설득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으며, 당장 특별한 해결책이 없는 것으로 보여 정부와 정치권의 강한 압박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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