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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지도

세계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 좁은 반도 일부 아닌 태평양 향한 대륙 출발점

▲ 홍익태 전 해양경비안전본부장

요즘은 예전보다 여름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무더위에 지친 일상을 탈피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피서를 떠날 시기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바다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하나요? 아이들과 동행한 바다 여행에서 우리 아이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무슨 꿈을 꿀까요? 아이들이 바다에서 거대한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요?

 

흔히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쪽으로는 휴전선에 가로막혀 있어 마치 섬과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단이후 대륙으로의 진출이 자유롭지 못한 지리적 한계 탓에 자칫 위축될 수도 있는 답답한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보는 관점을 바꾸어보면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반도와 주변국이 함께 그려진 지도를 거꾸로 돌려보면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요? 거꾸로 된 지도에서 우리나라는 더 이상 좁은 반도의 일부가 아니라 드넓은 태평양을 무대삼아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대륙의 출발점이 됩니다.

 

물론 필자(筆者)도 처음부터 바다를 안 것은 아니었습니다. 30년간 육지에서 경찰관으로 생활하던 2014년, 세월호참사의 후속조치로 ‘해양경찰청’이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바뀌면서 당시 경찰청 차장이었던 필자는 그해 11. 19. 초대(初代) ‘해양경비안전본부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바다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식이 없어 취임 초기 걱정을 많이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집무실에 우리나라가 뒤집어져 있고 태평양을 크게 그려놓은 ‘거꾸로 지도’가 걸려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전부터 걸려 있던 지도였습니다.

 

상식을 뒤집는 역발상의 그 지도는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필자는 아침, 저녁으로 ‘거꾸로 지도’를 보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다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갔고, 바다가 주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알기로 ‘거꾸로 지도’는 우리에게 바다가 아직 미지의 영역이었던 시절, 과감히 바다로 뛰어들어 굴지의 기업을 이룬 동원산업 김재철 회장이 처음 내걸었다고 합니다.

 

김회장은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김영사, 2000. 7월 발행)’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 지도를 거꾸로 돌려놓으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을 발판으로 태평양이라는 드넓은 해양을 향해 힘차게 솟구치려는 민족 번영의 터전이 된다. 대륙으로는 중국·러시아·유럽 등으로 연결되고 바다로는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무한정 뻗을 수 있는 지경학적(Geo-Economical)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러한 역발상의 선견지명을 기업인뿐만 아니라 국가 지도자 나아가 일반 국민 모두 견고히 가질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유명한 말처럼, 우리의 아이들이 ‘거꾸로 지도’를 보며 바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고 더 큰 꿈을 꾸게 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조금 더 달라지지 않을까요.

 

△홍익태 전 본부장은 경찰대학 학생과장, 서울청 경무과장,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제25대 전북경찰청장,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초대 ‘해양경비안전본부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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